[특별기고-롤프 마파엘] 박근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입력 2014-01-01 01:34


한·독 수교 130주년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새해 첫날 우리 앞에 놓인 도전들을 생각해본다.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인 경제성장, 모든 이를 위한 부와 사회보장, 튼튼한 국가재정을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 후세대를 위한 교육과 일자리는 어떻게 보장할 것이며 급속한 노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의 신정부는 이러한 도전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에너지 전환도 계속 추진될 것이며 법정 최저임금 도입, 연금개혁, 부채 없는 예산도 연정의 핵심 목표들이다.

한국 역시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에 있어서 보다 긴밀한 교류는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다.

또한 급속한 기후변화, 시리아 등지의 심각한 위기, 테러, 해적, 사이버 전쟁 등과 같은 전 지구적 위협들은 강력한 파트너들과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따라서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은 세계의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과 독일이 힘을 합한다면 글로벌 어젠다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G20 정상회담에서 만났다. 두 정상 모두 2017년까지 임기를 수행할 것이다. 2014년에 박 대통령의 방독이 성사된다면 앞으로 4년간 양국 파트너십이 더욱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독일의 외교정책은 평화정책이다. 따라서 우리는 박 대통령의 미래지향적인 동아시아 평화 안전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 우리는 유럽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신뢰 구축에 기여하고자 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도 점차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이 한국에 연구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은 독일에서 새로운 중점 연구 분야를 개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디스플레이, 포토닉스 분야에서 독일 현지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다.

양국의 과학 연구기관들은 매우 훌륭한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양국 간에는 현재 200여개의 대학 파트너십이 형성돼 있으며, 150건 이상의 한·독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독일에는 한국 유학생 수가 5000명이 넘지만 경제·과학기술 분야의 협력 확대를 위해 중요한 이공계열 전공자는 이 중 800여명에 불과하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해 잠재력이 발휘되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 환경기술, 기술 및 윤리표준 개발, 핵안전 분야 등에서 양국이 더욱 힘을 합한다면 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양국은 첨단 국가로서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 몇몇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중점 분야를 개발하고 이를 추진하며 창조적 혁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한국은 주요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선도자(first mover)가 되고자 한다. 독일은 이를 지원할 수 있다. 첨단기술 개발에 있어서 파트십이야말로 양국 관계의 미래라고 확신한다.

2014년 11월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이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분단의 경험은 양국의 우호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4년에도 우리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다.

롤프 마파엘 (주한독일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