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 오바마… 반전 카드는 ‘최저임금 인상’
입력 2014-01-01 01:33
2014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정국 주도권 회복 카드’로 최저임금 인상을 구상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진보·보수 진영을 막론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달 동안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 케어)으로 궁지에 몰려 국면 전환이 절실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으로선 ‘최저임금 인상’ 정책만한 반전 카드가 없다는 전략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진영은 최근 들어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동조합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앞으로 ‘투트랙’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연방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을 2015년까지 현재 7.25달러에서 10.10달러로 올릴 방침이다. 이와 함께 상원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주(州) 차원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쟁점화해 민주당 후보들의 당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일단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인 데 고무돼 있다. 무당파의 경우 64%가, 공화당 지지자는 57%가 각각 최저임금 인상을 선호했다. 또 스스로 중도온건파라는 응답자의 70%도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경제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새해 연두교서에서 소득 불평등과 연계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상원 과반 의석 유지’가 급선무다. 하원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중론인데, 상원 과반 의석마저 무너질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레임덕(권력누수)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아칸소주, 알래스카주, 사우스다코타주 등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최저임금 인상 공약을 내걸고 판세 반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전략에도 불확실성이 있다. 접전이 벌어지는 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가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민주당의 최저임금 인상 전략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