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월 의도적 무력 도발로 긴장 조성 가능성
입력 2014-01-01 01:33
북한이 새해에 의도적인 대남 도발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도발 시기는 3월로 예정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 직후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북한은 올해에도 권부 내 장성택 잔존세력인 ‘여독(餘毒)’ 청산작업을 지속하고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이른바 ‘유일영도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31일 이런 내용의 연례 정세전망 보고서를 펴냈다.
◇3월 의도적 무력도발 가능성=보고서는 우선 북한이 대규모 숙청으로 초래된 엘리트층 분열과 주민 불만으로 인한 내부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국지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제1비서에 대한 충성경쟁용, 또는 북·미 직접 대화용으로 한반도 긴장 국면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발은 3월 한·미 합동 군사훈련 직후 남측의 대북 경계태세가 이완된 시점에 자행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실제로 최근 서북도서에 공격형 헬기 60여대와 다연장포 200문을 집중 배치하는 등 대남 군사도발 능력을 더욱 강화한 상태다. 도발 형태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및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잠수함 또는 장사정포를 동원한 직접 무력 공격과 기습적인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 증거 확보가 어렵고 보복 위험이 적은 해킹 및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테러 자행 가능성도 제기했다.
◇여독 청산작업 지속=북한은 내부적으로 2인자 또는 실세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1인 지배체제 확립에 더욱 매진하고 장성택 측근 세력에 대한 숙청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당내 분파주의 근절은 물론 김 제1비서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사상교육을 강화하고 감시와 통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도 더욱 주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목할 이벤트는 올 상반기로 예상되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선거와 제1차 회의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선 김 제1비서에 대한 국방위 제1위원장 재추대와 국방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 개편 및 정책방향 발표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보고서는 김정은 체제의 정책 성과가 미미하거나 실수가 반복될 경우 체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관계 획기적 진전 어려울 듯=보고서는 장성택 처형과 군부의 득세로 북한의 대남 정책이 강경한 성향을 띨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남북관계는 대립과 대화 국면이 반복되는 가운데 획기적 진전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김 제1비서의 중국 및 러시아 방문 등 주변국과 고위급 교류 확대를 통해 국제적 고립 국면을 탈피하려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력·경제건설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뚜렷한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