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에게 듣는다] (1) 조용기 목사
입력 2013-12-31 18:12 수정 2014-01-01 01:52
국민일보사는 C채널과 함께 교계의 원로와 중견 목회자들을 초청, ‘한국교회 희망을 말하다’란 주제로 신년 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세상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지만 우리에게 소망이 있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교회가 있고, 살아계신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새 역사를 만들어 오신 원로들과 또 새 역사를 만들어가는 중견 목회자들로부터 새해의 희망을 들어봅니다. C채널은 2일 오후 7시, 4일 오후 9시30분, 7일 오후 7시에 방영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한국교회, 후퇴 아닌 조정기… 사랑 베풀면 영광 드러날 것”
<대담=소강석 목사>
△소강석 목사=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새해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조용기 원로목사=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꿈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꿈을 희망차게 가슴에 품고 새해를 맞으시기 바랍니다.
△소 목사=조 목사님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와 더불어 손꼽히는 목회자로서 이름을 알리셨습니다. 이 자리에 오시기까지를 설명해주신다면.
△조 원로목사=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많이 알려졌다면, 그 이유는 빌리 그레이엄은 부흥사이고 나는 목회자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회는 끝나면 잊혀지곤 하는데 목회자는 늘 말씀을 전하니까 제 이름을 기억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교회가 커진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역사로 커진 것입니다. 또 하면 된다, 해보자 하는 긍정적인 마음과 확실한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세계 최대 교회를 세우고 온 천하만국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확실한 꿈을 따라 믿음으로 살았습니다. 제가 보탬이 됐다면 구역 조직을 크게 해서 집에서 예배를 보도록 하고 지성전을 많이 세운 것입니다.
△소 목사=현재 한국교회는 침체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조 원로목사=저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말, 행동을 하는 것을 주장하기 때문에 한국교회에 대해 비관적인 말을 안 합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조금 조정기에 있는 것이지 후퇴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교회에 희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굉장한 희망이 있다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세워서 성령을 부어주신 목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가 이들을 잘 존경하고 복음을 증거하면 한국교회는 순식간에 그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할 것입니다.
△소 목사=지금까지 조 목사님은 수많은 사람을 변화시키셨는데 사례를 들어주신다면.
△조 원로목사=부흥은 성령님의 역사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안 사건이 있습니다. 일어서지 못하는 우리 교회 자매분이 있었는데 병원에서도 절대 못 고친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 않던 그 남편이 교회에 나오고 기도원에서 열심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금식기도를 하던 중 갑자기 눈물이 흐르고 입에서 자신도 모르는 말이 튀어나왔다고 했습니다. 5일간의 금식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도 계속 방언이 나왔다고 합니다. 집 문을 열고 들어오니까 아내가 일어나서 남편에게 다가와 “어제 갑자기 내 맘속에서 ‘일어나 걸어라’는 하나님 음성이 들려와서 일어나보니 다리에 힘이 생겨 조금도 어려움 없이 걷게 됐다”고 했습니다. 부부가 끌어안고 통곡하며 울었고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금 그 남편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일하고 계십니다.
△소 목사=요즘 해외 집회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조 원로목사=교회에서 은퇴하고 난 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면 세계적인 부흥의 꿈을 가지고 나아가려고 했습니다. 인도 집회를 갔을 때 첫날 50만 명, 이튿날 100만 명이 모이는 등 수를 헤아릴 수 없이 성도들이 모였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강단에 서서 “하나님, 이것이 저로 하여금 또 다시 땅 끝까지 다니라는 사인(sign)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확신을 얻고 난 다음 미국 유럽 동남아 동북아 등 여러 나라에 가서 집회를 인도해오고 있습니다.
△소 목사=조 목사님께서 천국의 복음을 강조하셨지만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기도 했습니다.
△조 원로목사=6·25전쟁 이후 사람들은 판자촌에 살며 말할 수 없이 어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때 ‘예수를 믿고 천당에 가자’고 하면 사람들은 화를 냈었습니다. 도저히 복음이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파도 병원에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현실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말씀을 전하던 중 성도들의 병이 낫고 직장도 생기고 생활도 유복하게 되는 변화가 왔습니다. 또 소망의 신학을 전한 몰트만 박사와 논쟁을 하다 서로 통해서 희망을 주는 것이 기독교 복음의 사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습니다. 기독교의 복음은 희망이지 절망이 아닙니다. 영혼이 잘되고 범사에 잘되는 희망을 주는 것, 전인구원을 제가 열심히 전해서 핍박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단, 삼단이라는 소리는 수없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욕하든 안 하든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꿈을 주고 저들과 함께 살아서 천당에 가야겠다는 욕심이 있었습니다.
△소 목사=심장병 환자 치료 등 사랑을 나누는 활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새해에는 한국교회 전체로 이런 활동이 확산돼야 하지 않을까요.
△조 원로목사=동남아에는 심장병 환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의 심장병 환자를 비행기로 모셔 와서 수술을 해드리고 다시 보내드리는 사역을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지금까지 5000명을 수술시켜 드렸습니다. 새로운 부흥의 역사를 일으키려면 헐벗고 굶주리고 절망에 처한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교회가 돼야 합니다. 사랑이 없는 종교는 필요 없는 종교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소 목사=한국교회에는 분열 양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교회와 연합기관이 연합을 할 수 있을까요.
△조 원로목사=한국교회에 내분이 없었더라면 지금 굉장한 힘을 갖고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아니하고 남의 눈에 있는 티를 보고 자꾸 흉을 보는데 더 많이 회개하고 이웃 사랑에 힘써야 합니다. 교회 지도자들이 크게 깨닫고 회개하고 하나가 되면 교인들이 따라올 것입니다.
△소 목사=교회 안티들도 많이 생겼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습니까.
△조 원로목사=우리 기독교가 한국의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옛날에 기독교가 작은 종교였을 때는 안티가 없었습니다. 우리를 욕하는 사람들이 힘을 얻지 못하게 하려면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그러면 안티를 해도 소용이 없어집니다. 내부적으로도 사랑으로 일치가 되어야 합니다.
△소 목사=조 목사님은 특별히 반공 사상이 강하면서도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북한 동족을 사랑하십니다. 한국교회가 통일의 물꼬를 어떻게 틀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조 원로목사=심장병원을 건설하기 위해 평양에 갔을 때였습니다. 북한 관계자에게 어린이들이 심장병으로 죽어가고 있고 치료를 못 받는다고 해서 순수한 사랑으로 찾아왔으니 하나님께서 붙들어주실 줄 믿는다고 했습니다. 공산주의도 사랑으로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현재 이 병원의 뼈대는 세웠지만 건설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빨리 완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소 목사=동성애 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조 원로목사=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섭리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남녀가 결합해서 가정을 이루지 않고 동성끼리 모여서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동성애와 관련한 차별금지 법안이 입법화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소 목사=이슬람의 발흥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조 원로목사=최근 저는 아랍에미리트와 요르단에서 집회를 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 얘기하면 몰매를 맞고 죽어서 나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복음을 전했는데 나를 때려죽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이슬람에 대해 편견을 갖곤 하지만 상당히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꾸 그들을 멀리하지 말고 사랑을 베풀고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면 거기에 응답을 할 것입니다.
△소 목사=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진정 희망이 되는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조 원로목사=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선 끊임없이 이 나라에 축복을 주십니다. 해외에선 교인이 1000명이 되면 대단한 교회이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꾸 한국교회가 어렵다, 후퇴한다 하는데 저는 전혀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큰 교회가 아주 많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교회가 커져야 자원도 많고 주의 종도 많이 나오고 구제활동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은 교회도 조밀하게 목회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소 목사=끝으로 새해 축복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조 원로목사=여러분 모두 하나님의 놀라운 축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예수 그리스도께 의지해서 마음속에 항상 꿈과 강한 믿음을 가지십시오.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사랑 속에 믿음이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갖고 나아가면 좋은 일이 넘쳐날 것입니다. 하나님이 같이 계시고 축복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정리=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