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4 지방선거] ‘MB처럼’ 대권 디딤돌로… 잠룡들도 뛴다

입력 2014-01-01 01:46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은 지방선거 당선을 기회로 정치적 몸집을 키울 수 있다. 이들의 롤 모델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이다. 2002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재선 의원 신분이었던 MB는 시장 당선으로 전환점을 마련해 2007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여권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이 ‘포스트 MB’를 노리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나에게 주어진 어떠한 선거도 마다하지 않겠다”며 대선과 서울시장 선거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피력했다.

하지만 당선되면 2014년부터 4년 임기가 시작돼 2017년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중도 사퇴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방선거→대선’ 시나리오가 행정능력 경험을 보강하는 매력적인 카드임이 분명하지만 임기 만료 뒤 대선을 치렀던 MB처럼 시점이 따라주지 않아 고민이다. 재선을 노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여권의 차기 잠룡으로 분류돼 있어 정 의원과 마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31일 “최근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대선에 집중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이 광역단체장 재선과 차기 대권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는 후보군이다.

박 시장은 지난해 11월 ‘대선 불출마’ 의사를 피력하며 서울시장 재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의식해 야권 후보가 난립하는 것을 막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훗날 뜻을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의 잠룡들이 타산지석으로 삼는 사례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의 경우다. 군수 출신으로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 장관을 역임한 김 전 지사는 2010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차기 주자로 성장했다. 그러나 임기 도중인 2012년 도지사직을 던지고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