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日 2차대전에 정직해야” 일침
입력 2013-12-31 03:32
독일이 일본에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책임에 대해 솔직해질 것을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전범 국가인 독일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몰지각하다고 에둘러 꼬집은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일본과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 슈테펜 자이베르트는 기자들이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에 관해 묻자 “일본의 국내 정치에 관해선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일반적으로 모든 나라는 20세기에 벌어진 끔직한 사건에서 자신이 했던 역할에 대해 정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정직한 책임의 기초 위에서만 과거의 적들과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며 “이것이 독일이 마음에 새긴 신념이고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나의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신사 참배 등으로 주변국을 도발해온 일본의 행보는 유대인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독일과 비교돼 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8월 현직 총리로는 처음 나치 강제수용소를 방문했다. 9월에는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이 나치의 유대인 학살 현장인 프랑스 마을을 찾아 사과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아베 총리의 방중을 포함해 다자·양자 회담에서의 중·일 지도부 간 대면을 원치 않느냐는 질문에 “중국 지도자들은 그(아베)와 대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상회담을 포함해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이 한동안 열릴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신사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한국 지도자에게 참배의 취지를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친 대변인은 “아베는 총리 취임 이후 중·일 관계를 오판하고 잘못을 거듭해 왔다”며 “A급 전범들을 참배한 것은 실질적으로 도쿄전범재판을 뒤집고 일본 군국주의와 대외침략, 식민통치를 미화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사실상 아베는 스스로 중국 지도자와의 대화의 대문을 닫아걸었다”며 “현재 아베가 해야 할 일은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향해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창욱 기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