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보도’ 방송 프로그램 손본다… 방통위, 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마련

입력 2013-12-31 02:32


지상파 종교방송 CBS의 ‘CBS 뉴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김현정의 뉴스쇼(사진)’,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뉴스와 사람들’, PBC ‘뉴스와 세상’, WBS의 ‘WBS 뉴스’가 허가 없이 뉴스를 진행하는 이른바 유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지목돼 제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교통방송 TBS의 뉴스도 이에 포함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정부 허가 없이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사보도’가 만연한 것으로 보고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발표한 ‘전문편성방송사업자의 유사보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수의 전문편성 방송사업자가가 지정된 전문분야 외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편성·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 50조는 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아닌 전문편성 방송사업자는 보도 프로그램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CBS, TBS 등 종교·특수 방송은 특정 사안에 대해 해설 및 논평을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방송과 교통방송, 다수의 등록PP가 앵커, 뉴스, 기자 등 명칭을 내걸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보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종합유선방송(SO)은 지역채널에서 전국적인 이슈를 다루고 있다.

PP 중에서는 한국경제TV의 ‘한국경제NEWS’ ‘굿모닝 투자의 아침 1·2부’, SBS CNBC의 ‘이시각 뉴스룸’ ‘SBS 토론공감’ 등이 유사보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MTN의 ‘MTN 투데이’ ‘굿모닝 마켓워치’ ‘부동산 가이드’와 서울경제TV의 ‘SEN 경제현장’ ‘굿모닝 대박예감’, 이데일리TV의 ‘이데일리N1,2,3’ ‘정오의 현장’, 토마토TV의 ‘뉴스라인’, 비즈니스앤의 ‘황금펀치’, RTV의 ‘GO발뉴스’ ‘뉴스타파’ 등이 유사보도 프로그램으로 분류됐다.

SO 지역채널은 CJ헬로비전 양천방송의 ‘헬로TV 양천뉴스’, CJ헬로비전 대구수성방송의 ‘헬로TV 대구경북뉴스’, CMB 광주방송의 ‘CMB 뉴스와이드’, CMB 대전방송의 ‘CMB 뉴스와이드’, CMB 대구방송의 ‘CMB 뉴스’가 이에 해당한다.

방통위는 “이들 방송사가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부문의 갈등 상황을 보도·논평하면서 여론, 특히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을 방송했다”며 “새로운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는 방송사가 스스로 방송법규를 지키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CBS 측은 “1954년 개국 당시부터 보도 기능을 가지고 있는 종합편성채널로 사업자 지위를 받았고 1990년대 중반부터 정부가 일방적으로 종교방송 카테고리로 분류해 온 것 같은데 보도 기능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한계를 정해놓지 않아 논란이 불거진 것 같다”며 “아직 실태조사 단계인 만큼 정부 입장이 나오는 대로 회사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방송통신정책자문위원회를 열고 최근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에서 건의한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검토를 통해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방송광고균형발전위원회는 지난 27일 ‘시간당 평균 10분, 최대 12분’ 범위에서 지상파 방송광고를 자율적으로 편성하는 광고총량제, 프로그램광고·토막광고 등 광고 종류에 따른 개별규제 폐지 등 방송광고시장 활성화 방안을 건의했다.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