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비밀 해커조직 운영… 삼성제품 사용 기관도 표적

입력 2013-12-31 02:37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비밀 내부 해커 조직을 설치하고 전 세계 컴퓨터 네트워크에 침입해 정보를 빼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29일(현지시간) NSA가 1997년 ‘특수접근작전실’(TAO)을 내부조직으로 창설하고 최근까지 조직을 확대해 왔다고 보도했다. TAO는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기지에 있는 NSA 본부에서도 별도의 사무실을 쓰며 비밀리에 운영돼 왔다.

‘불가능한 것을 입수한다(Getting the Ungettable)’는 좌우명 아래 각종 보안장치로 막힌 곳에도 다양한 우회 접근 경로를 마련해 몰래 접속하는 수단을 개발해 왔다. TAO 요원들은 다른 NSA 요원과 달리 젊은 컴퓨터 전문가들이 많으며 실제 해커 출신들도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NSA가 지목한 인물의 이메일 주소를 해킹하는 것은 간단한 작업에 속한다. 필요한 경우 전체 네트워크에 침투해 정보를 복사해 내기도 한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프로그램의 장애 발생 메시지를 이용하는가 하면 스팸 메일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웹사이트로 이동을 유도하는 링크를 보내 해킹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삼성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 같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제품을 사용하는 기관이나 기업도 TAO의 표적이 됐다. TAO의 정확한 인원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속 암호연구센터만 해도 2008년 60명 이하 규모에서 내년 270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맹경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