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새 정부 첫해 0.7% 상승 ‘낙제점’
입력 2013-12-31 01:30
박근혜정부 첫해 주가가 0.7% 오르는 등 사실상 보합세에 그쳐 주가 성적이 낙제점을 면치 못했다. 임기 첫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한 비정상적 상황을 맞이한 이명박정부를 제외하고는 역대 정부 최악의 성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시가총액 증가율이 글로벌 증시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올 한해 한국증시의 위상도 저하됐다.
3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06포인트(0.45%) 오른 2011.34에 장을 마감했다. 이로써 올해 주가 상승률은 0.7% 증가에 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기반이 제대로 갖춰진 13대 노태우정부 이후 정부 출범 1년차의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27.7%였다. 취임 첫해 노태우정부가 72.8%나 증시가 급등한 것을 비롯해 김영삼정부 27.7%, 김대중정부 49.5%, 노무현정부 29.2%의 상승률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이명박 정부만 40.7% 하락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명박정부와 달리 외부 악재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올해 박근혜정부의 주가 성적은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고문은 “정부가 취임 초기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진 것 같다”며 “여기에 내수 활력이 떨어지고 기업 투자심리가 급랭하자 주가 실적이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까지는 경기가 좋지 않았음에도 이에 대해 부양책을 쓰는 등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뒷걸음질쳤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증시 전체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54조7000억 달러에서 지난달 말 63조4000억 달러로 15.9%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조1794억 달러에서 1조2506억 달러로 6.03% 성장하는 데 불과해 세계 시가총액 증가율의 절반에도 다가가지 못했다. 한국 증시가 글로벌 주가 상승대열에서 외면당한 셈이다. 결국 한국 시장이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2.16%에서 올해 1.97%로 0.18% 포인트 쪼그라들었다.
반면 미국이 16년 만에 최대 상승하는 등 아메리카 증시의 시가총액은 23조1930억 달러에서 27조7760억 달러로 19.76% 급등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