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성택 측근 해외 인사 잇단 소환… 홍영 유네스코 부대표 고려항공편 귀국 목격
입력 2013-12-31 02:39
북한이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측근 중 해외에 근무하는 고위급 인사를 잇달아 소환하고 있다.
30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제2터미널에서는 유네스코 주재 북한 대표부 홍영 부대표가 북한 고려항공으로 귀국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이날 11시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남자와 함께 공항에 나타나 외교관 전용통로를 이용했다고 베이징 소식통은 전했다.
홍 부대표는 ‘유네스코에서 오셨느냐’는 질문에 “아닙니다. 나는 아닙니다”라며 황급히 입국장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떠나 29일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여름 유네스코에 파견된 그가 반년 만에 소환된 것은 북한이 장성택 측근 정리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 5일 장성택의 조카 장용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 가족과 장성택의 누나 장계순 가족이 각각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공항과 베이징 공항을 통해 평양으로 귀국했다. 장계순의 남편 전영진 쿠바 주재 북한대사는 이보다 앞서 북한으로 소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에는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 부부가 서우두 공항을 통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성택 관련 인사들에 대한 북한의 숙청이 지속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장관은 “다만 그것(숙청)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관측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숙청이 소규모로 진행되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선 “그렇게 보고 있고,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모규엽 기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