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만 요란한 광대역 LTE… 실제 속도 3분의 1
입력 2013-12-31 01:30
이동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과 LTE-어드밴스트(A)의 속도가 실제로는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주말에도 이통 3사가 과다한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서비스 개선보다 보조금으로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린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3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조사 결과 광대역 LTE 다운로드 속도가 56.6Mbps, LTE-A는 47.2Mbps로 측정됐다고 30일 밝혔다. LTE-A의 통신사별 속도는 SK텔레콤이 56.2Mbps로 가장 빨랐고 KT(50.3Mbps), LG유플러스(43.1Mbps) 순이었다. 광대역 LTE는 이통 3사 간 속도 차가 오차범위 내라 통신사별로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광대역 LTE와 LTE-A는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최고 150Mbps의 전송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LTE의 이론상 최대 속도인 75Mbps만큼도 안 나오는 셈이다. 이통 3사의 LTE 속도는 평균 30.9Mbps였으며 SK텔레콤(34.5Mbps), KT(30.9Mbps), LG유플러스(27.4Mbps) 순이었다.
속도가 가장 안 나오는 것으로 조사된 LG유플러스는 “이번 품질 평가는 불공정하고 의미가 없다”고 반발했다. SK텔레콤과 KT가 기존 주파수에 인접한 1.8㎓ 대역을 할당받아 손쉽게 광대역 LTE를 시작한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2.6㎓ 대역을 받아 새롭게 망을 깔아야 하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2.6㎓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광역시, 7월에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통 3사는 방송통신위원회의 27일 과징금 제재에도 아랑곳않고 지난 주말 과다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많게는 75만원가량의 보조금이 지급된 단말기가 판매됐다. 최신 제품인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이 19만9000원에, LG G2는 32만9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이번에도 “경쟁사에서 먼저 가입자를 뺏어오기 위해 보조금을 썼고, 우리는 대응했을 뿐”이라는 변명을 하고 있다.
이통사들이 제재 이후 바로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서 방통위 규제의 실효성에 다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7월 KT에 1주일간 신규 가입 금지 처분을 내리면서 “이후에는 주도사업자에게 더욱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주도사업자와 2위 간 차이가 별로 없다며 영업정지를 하지 않고 과징금만 부과했다.
과징금 규모가 최대인 1064억원에 달하고 이로 인해 KT와 SK텔레콤의 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8%와 1.5%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과징금이 영업정지만큼 타격이 크지는 않다는 게 이통사들의 입장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