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통난 이면계약…프로야구 발등의 불

입력 2013-12-31 01:51

한국 프로야구의 공공연한 비밀인 ‘이면계약’ 문제가 결국 수면 위로 불거졌다. 베테랑 투수 이혜천(34)이 두산과 이면계약을 했던 사실이 30일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이혜천은 1998년 두산에서 데뷔해 2008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했다. 야쿠르트에서 2년간 활동하다 방출된 그는 2010년 12월 친정 두산에 복귀했다. 당시 발표한 계약 조건은 계약금 6억원과 연봉 3억5000만, 옵션 1억5000만원 등 총액 11억원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상 해외에서 뛰다 복귀하는 선수는 다년 계약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두산과 이혜천은 같은 조건으로 4년 장기 계약을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22일 열린 프로야구 2차 드래프트에서 이혜천이 NC로 옮길 때 두산과의 갈등이 생기면서 이런 이면계약 내용이 드러났다. 지난 3년간 부진했던 이혜천은 드래프트 대상이 됐고, 두산은 NC로부터 규정에 따른 이적료 3억원을 받았다.이에 이혜천은 계약 파기 책임이 두산에 있다며 남은 계약 기간의 연봉을 전액 보존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두산은 계약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이혜천이 이적한 만큼 NC와의 연봉 계약 상황을 보고 일부만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파 선수들의 이면계약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한화 김태균, 삼성 이승엽의 연봉이 2년 연속 성적에 관계없이 15억원, 8억원에 고정돼 있는 것은 이면계약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KBO는 이면계약 논란이 불거지자 내년 초 예정된 이사회 등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