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을 빛낸 스타들… “그대 있음에 올해도 행복했소”

입력 2013-12-31 01:51

올 한해 스포츠 한류 스타들이 보여준 열정은 국내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주는 것을 넘어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드높였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역사로 기록됐다.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보여준 천상의 연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과 ‘추추 트레인’ 추신수(31)의 ‘코리안 투타’, ‘골프 여제’ 박인비(25·KB금융그룹)의 신들린 샷은 전세계인의 눈을 사로잡았다.

◇피겨퀸 김연아의 화려한 복귀=20개월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12월에 돌아온 김연아의 기량은 전혀 녹슬지 않았다. 올해 3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벌어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218.31점을 기록,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피겨퀸의 귀환을 전세계에 알렸다.

김연아는 지난 9월 오른쪽 발목을 다쳤지만 이달 초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서 압도적인 연기를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 스포츠아카데미(USSA)는 김연아를 올해의 여자 선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연아는 늘 꿈만 꾸지 않고 현실에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내가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였습니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라는 유혹에 문득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죠” 김연아는 그런 유혹과의 싸움에서 이겨냈다.

◇메이저리그 정복한 류현진과 추신수=류현진이라는 괴물투수의 출현에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들썩거렸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은 데뷔 첫해인 올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는 7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 호투로 역대 한국인 투수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등판, 7이닝 3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의 경기 하나하나가 우리 프로야구의 새로운 역사로 기록됐다.

추신수는 올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톱타자로 나서 높은 출루율(0.423)과 함께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추신수는 “공을 보고 공을 칠뿐이다. 90마일(145㎞), 91마일(146㎞)짜리 공을 놓치면 돈 받고 야구하기 미안해진다”고 했다. 추신수와 류현진은 한결같은 자세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 3연속 메이저 우승=올해 세계 골프계는 ‘골프 여제’ 박인비를 위한 무대였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8개 대회에 나서 6승을 수확하며 순식간에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박인비는 지난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6월), US여자오픈(6월)까지 시즌 3개의 메이저대회를 연거푸 제패하는 괴력을 뽐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남녀 선수를 통틀어 그랜드슬램에 근접한 선수는 1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며 “누군가가 박인비의 기록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하겠지만 향후 10년간은 이루기 힘들어 보인다”고 극찬했다.

◇한계를 뛰어넘은 이상화=‘빙속 여제’ 이상화(24)는 지난 3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5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모태범(24·대한항공)과 함께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이상화는 또 지난달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벌어진 2013∼2014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6초36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자신의 근육을 깎아내듯 극한 훈련을 통해 경기에 최적화된 몸으로 빚어냈다.

◇손연재, 양학선, 손흥민, 기성용…감동을 준 이름들=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30일 ‘2013년 최고의 아시아 선수’ 중 1위로 손흥민을 꼽았다. 그는 지난달 9일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리그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국내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기성용(24·선덜랜드)와 김보경(24·카디프시티)도 높이 날아올랐다.

‘도마의 신’ 양학선(21·한국체대)은 지난 10월 벨기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정상에 올라 2011년 도쿄대회에 이어 2연패를 차지하며 세계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지난 6월 리듬체조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결선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최초로 정상에 오르며 국민들에게 감격을 안겨줬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