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근 목사의 시편] 버려야 새로워진다
입력 2013-12-31 01:33
청년 시절에 안병욱 교수님의 철학세미나를 많이 들었다. 한번은 안 교수님이 인생의 3가지 공부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버리는 공부다. 인간의 탐욕, 교만, 옛 습관, 아집, 허영, 편견, 시기심, 거짓 등을 버리지 않으면 나도 망하고 남도 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잊는 공부다. 시간에는 3가지 시간이 있는데 먼저 빼앗긴 시간이 있다. 과거에 집착하며 남을 미워한고 시기할 때 그 시간은 남에게 빼앗긴 시간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헛된 데 시간을 낭비한다. 다음은 진공의 시간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하니 있는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창의적인 시간이다. 시간을 통하여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실수와 후회스러운 일, 자기의 허물, 실패 등 모든 것들을 잊어버려야 산다. 세 번째는 주는 공부다. 남을 배려하는 정신이다. 오늘은 12월 31일로 이 해의 마지막 날이다. 우리는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집안청소도 해야 하지만 마음의 청소도 해야 한다.
옛날 황해도의 어느 마을에 우애가 좋기로 소문난 형제가 있었다. 하루는 형제가 길을 가다가 누군가 흘리고 간 금덩이 하나를 발견하였다. 먼저 발견한 사람은 형이었고, 먼저 주은 사람은 아우였다. 형은 횡재에 눈이 동그래진 동생을 보고 나도 좀 만져보자고 하면서 한참동안 번갈아 가면서 만졌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금덩이가 형의 손에 있으면 동생의 마음이 편치 않고, 동생 손에 있으면 형의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이다.
나중에 강을 건너 가다가 형이 금덩이를 보자며 손에 들더니 물속에 집어던져버렸다. 놀란 동생이 형에게 “그것은 내 것인데 왜 물에 집어던졌냐”고 따지자, 형이 동생에게 말했다. “우리 둘이 서로 우애가 좋고 화목하여 마음이 늘 하나였는데 금덩이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졌구나. 금덩이 때문에 더 소중한 형제우애를 잃어버릴 바에는 차라리 금덩이를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형은 금덩이를 포기하고 형제우애를 지켰다. 이처럼 더 가치 있는 것을 위해서는 다른 것을 버려야 한다. 신앙이란 가치 있는 것을 위하여 버릴 줄 아는 것이다.
사도바울은 복음전파를 위해서 자기의 지식을 분토같이 버리고 오직 복음으로만 무장하였다. 오늘 우리도 순수한 복음만을 가지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벗어버려야 한다. 우리에게 이기심이 넘쳐나고 있다. 지역이기주의, 인종이기주의, 민족이기주의, 신앙이기주의 등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갈등의 원인이 되고 하나님과 나 사이에도 불화의 원인이 된다.
이기심을 던져버려야 한다.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나에게 상처 입히고, 나를 미워하고,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을 더 이상 기억하지 말고 저 푸른 태평양 바다에 던져버려야 한다. 또 우리가 실수한 일들도 기억해선 안 된다. 이런 것들을 버리지 않으면 우리는 새로운 해를 맞이할 수 없다. 더러운 헌옷을 벗어야 새 옷을 입듯이 옛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마음, 새로운 생각, 새로운 꿈으로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