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인 기성용… 더 돋보인 김보경
입력 2013-12-30 01:36
“선덜랜드가 김보경(24·카디프시티)을 통제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기성용(24·선덜랜드)의 공격 성향은 오늘은 조용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태극전사 2명에 대한 현지 언론의 평가다. 카디프시티와 선덜랜드는 29일(한국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2014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경기에서 2대 2로 비겼다. 김보경과 기성용이 나란히 선발 출전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약 1년 11개월 만에 ‘코리안 더비’를 치렀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김보경에게 평점 7점을 부여하며 맹활약을 치켜세웠다. 최근 돋보이는 플레이를 이어가는 기성용에게는 평점 6점을 부여했다.
김보경과 기성용은 중원에서 자주 만났지만 둘은 모두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 8일 크리스털팰리스와의 경기 이후 4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후반 33분까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이틀 전 에버튼을 상대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신고한 기성용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2경기 연속골에는 실패했다.
말키 매케이 감독이 경질된 카디프시티는 다잡은 승리를 놓쳐 땅을 쳤다. 최근 6경기 2골로 빈약한 공격력에 시달리던 카디프시티는 이날 초반부터 공세에 나서 전반 6분에 조던 머치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3분에는 김보경이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때린 슛이 선덜랜드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도 했다. 카디프시티가 2-0으로 앞선 후반 33분 김보경은 애런 군나르손에게 자리를 맡기고 벤치로 물러났다.
그러나 김보경이 나오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선덜랜드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38분 기성용의 발끝에서 시작된 볼이 자케리니를 거쳐 스티븐 플레처의 골로 연결됐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5분 중 10초 가량 남은 상황에서 기성용에서 시작해 발렌틴 호베르제로 이어진 패스를 콜백이 마무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날 드라마 같은 무승부를 완성한 주인공은 사실상 기성용이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