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4주째] 崔사장, 2012년 기고문선 ‘경쟁체제 반대’

입력 2013-12-30 01:34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최연혜 사장이 지난해 초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서 철도의 경쟁체제 도입을 강하게 반대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철도 파업의 단초를 제공한 수서발 KTX 운영법인을 철도공사로부터 분리하는 안에 대해 다양한 논리로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최 사장은 지난해 1월 31일자 조선일보에 ‘국익에 역행하는 고속철도 민간개방’이라는 글을 기고했다. 당시는 국토해양부가 고속철의 민간개방 방침을 발표한 때로 최 사장은 한국철도대학 총장을 그만둔 지 얼마 안 됐을 시점이었다. 현재 수서발 KTX 운영법인이 민간에 넘어간 것은 아니지만, 최 사장은 철도공사의 운영권을 쪼개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사장은 글에서 “복잡한 기계와 설비, 여러 사람의 손발이 완벽하게 맞아야 안전이 담보되는 철도 특성상 운영기관 다원화는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관계인 공사와 민간기업 간에 원활한 정보 및 의사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영효율화 때문에 개방해야 한다는 항간의 주장에 대해선 “철도공사는 정부의 엄격한 관리 아래 있어 굳이 민간개방 없이도 정부가 경영효율화를 압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철도공사의 적자도 “부실경영보다는 부풀려진 수요예측과 각종 부채를 떠안았기 때문”이라고 지금의 철도노조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

최 사장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철도에 대한 정부의 인식 부족”이라며 “영세한 규모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철도공사를 (운영권 분리로) 더욱 위축시키는 것은 국익에도 역행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또 “대표적인 ‘규모의 경제’ 산업인 철도를 토막 내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논리는 잘못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도 소개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