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이단 해제’ 반발 고신도 한기총 탈퇴 결의

입력 2013-12-30 01:34

예장고신총회(총회장 주준태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탈퇴를 전격 결의했다. 예장합동 교단이 지난 18일 평강제일교회 박윤식 목사에 대한 이단해제를 결정한 한기총에 반발, 임원회를 열어 탈퇴를 결의한 지 일주일여 만이다.

고신총회는 지난 26일 부산 암남동 송도제일교회(주준태 목사)에서 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다음 달 중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한기총 탈퇴를 확정키로 했다.

구자우 고신총회 사무총장은 2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본 교단은 최근 2년 동안 한기총의 개혁과 변화를 기대하면서 탈퇴를 유보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무분별한 이단 해제 등의 문제를 비롯해 한기총의 행보에 깊은 우려가 제기되면서 결국 임원진에서 최종 탈퇴를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신총회는 2011년 ‘한기총 탈퇴 건에 대한 대책연구위’를 구성한 뒤 지난해부터 2년 동안 한기총에 대한 행정보류를 유지해 왔다.

국내 기독교계의 양대 보수 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에 이어 예장고신까지 한기총 탈퇴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기총의 위상은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교계에서는 한기총의 주요 회원 교단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총회장 이영훈 목사)의 탈퇴 여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기총은 최근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다락방(세계복음화전도협회)’의 류광수 목사에 이어 박윤식 목사까지 이단 해제를 결정하면서 교계의 거센 반발을 야기했다. 또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연임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절차에서 찬반 숫자가 불투명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대표회장 연임’이라는 주요 안건을 다루면서도 비밀투표가 아닌, 공개 기립투표로 통과시킨 것 자체가 절차적으로 정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법적 공방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