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제전자제품박람회] 삼성·LG 글로벌 ‘키친 전쟁’ 뛰어들다

입력 2013-12-30 01:41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주방가전 시장에서도 1위로 우뚝 서기 위해 ‘키친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양사는 내년 1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주방가전 전문 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뉴욕에서 ‘클럽드셰프’ 추진 계획을 처음 발표했었다. 클럽드셰프는 미셸 트로와그로, 에릭 트로숑, 크리스토퍼 코스토프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요리사들이 삼성전자와 함께 전자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냉장고 등의 주방가전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들 제품을 활용한 조리법 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이들과 함께 개발한 첫 제품들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클럽드셰프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도 클럽드셰프 프로젝트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10월에는 93년 전통의 프랑스 국립요리학교 ‘페랑디’에 기존 삼성 주방가전으로 구성된 ‘삼성 키친’ 클래스를 만들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 조직개편에서도 감지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소비자가전(CE) 부문 조직 개편을 전혀 하지 않았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만큼 윤부근 사장을 중심으로 기존에 하던 것에 더 힘을 쏟으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LG전자도 주방가전 부문을 한층 강화했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냉장고, 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 직속으로 HA연구소를 신설한 데 이어 이달 초에 HA 사업본부 산하에 ‘키친패키지 사업 담당’을 신설했다. 키친패키지 사업 부서는 벽걸이형의 ‘월(Wall) 전자오븐’을 비롯해 고급 식기세척기, 빌트인 냉장고 등으로 프리미엄 주방가전 영업에 나서게 된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고급 빌트인 가전제품을 포함한 프리미엄 주방가전 패키지 브랜드인 ‘LG 스튜디오’를 선보이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LG 스튜디오는 ‘알씨 윌리’, ‘올스테이트’ ‘콘스’ 등 미국의 프리미엄 인테리어 유통매장에서 잇따라 판매 코너를 열었고, 해마다 매장 수를 2배씩 늘릴 계획이다. 또 CES에서도 LG 스튜디오 제품을 대거 선보여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목표다.

세계 주방가전 시장은 지역마다 터줏대감이 있기 때문에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유럽에는 밀레, 지멘스 등이 있고 미국은 월풀 등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9일 “기술력이 해외 업체들보다 우위에 있다”면서 “프리미엄 제품들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