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 고지혈증 여성 발생 위험 높다
입력 2013-12-30 01:33
춥고 건조한 날씨의 겨울철에 유독 심해지는 안구건조증은 남성보다는 여성,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여성이 더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나경선(사진) 교수팀은 2010∼2011년 19세 이상 성인 남성 2408명, 여성 3219명 등 총 5627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 남성의 5.1%, 여성의 14.8%가 각각 안구건조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남성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셈이다. 게다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200㎎/㎗ 이상인 고지혈증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안구건조증을 겪을 확률이 1.8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 교수팀은 연령, 체질량지수 등에 따른 개인차와 흡연 음주 운동 거주지 등의 환경요인, 당뇨 고혈압 폐경 류머티즘 등의 병적 요인을 모두 보정한 후에도 이 같은 양상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은 고지혈증 여성의 경우 연령 및 생활습관. 주거환경의 차이 등과 상관없이 안구건조증으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부족이나 과도한 증발로 인해 안구가 메말라 각막이 늘 꺼끌꺼끌 한 것처럼 이물감을 느끼는 병이다. 이렇게 안구가 메마르면 눈이 충혈 되고, 화끈거리거나 눈에 모래가 들어간 것 같기도 하며, 심하면 뭔가 눈을 할퀴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된다. 아울러 책을 보거나 TV를 볼 때 눈이 뻑뻑하고 눈을 자주 깜박거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이 같은 증상은 날씨가 건조하거나, 특히 미세먼지, 황사, 매연 등 대기오염이 심할 때, 스마트폰 과다 사용 시 더 심해진다. 미세먼지가 많고 찬바람까지 불어 기상환경이 더욱 건조하고 혼탁한 요즘 안구건조증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다.
나 교수는 “난방 시 습도를 충분히 유지하고,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할 경우에도 중간에 잠깐이라도 눈을 지그시 감고 휴식을 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