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신제품 ‘아이패드 에어’ 써보니…

입력 2013-12-30 01:33


애플이 새로 내놓은 아이패드 에어는 태블릿PC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제품이 될지도 모른다. 성능이 크게 좋아지면서 기존 태블릿PC로는 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작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29일까지 1주일간 체험해 본 아이패드 에어는 노트북에 뒤지지 않는 고성능을 갖췄으면서도 휴대가 편리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줬다.

◇가볍지만 강력한 성능=그동안 IT기기의 무게와 성능은 반비례 한다는 게 상식이었다. 무게는 성능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트레이드 오프’(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른 것은 포기하는 것) 관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는 이런 상식에서 벗어나는 제품이다.

아이패드 에어의 무게는 478g(와이파이+셀룰러 버전 기준)으로 전 세대 아이패드보다 28% 가벼워졌다. 10인치대 태블릿PC 중 지금까지 가장 가벼운 모델이었던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Z(495g)보다도 가볍다.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341g)를 동시에 들면 체감 무게는 아이패드 에어 쪽이 더 가볍다는 느낌이 든다. 크기에 비해 상대적인 무게가 가벼워서다. 좌우 테두리인 베젤도 대폭 줄어들어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베젤이 얇아져서 손가락이 화면에 닿기 쉬워 보인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은 터치로 인해 기기가 오작동 될 가능성은 낮다. 베젤을 잡으려다 손가락이 밀려들어가면서 화면을 만지게 되는 경우에는 기기가 터치로 인식하지 않는다.

휴대성과 함께 성능도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아이폰5s에 사용된 64비트 A7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됐고, 움직임을 전담해서 처리하는 M7 보조 프로세서가 힘을 더한다. 전 세대 아이패드보다 속도와 그래픽 처리 능력이 각각 2배 좋아졌다.

◇콘텐츠 소비에서 생산으로=성능이 좋아지면서 아이패드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앱스토어에는 아이패드 전용 앱이 약 37만개 가량 있는데 그중 기존에는 할 수 없었던 복잡한 작업을 가능토록 하는 앱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가령 고사양 컴퓨터에서만 할 수 있었던 캐드(CAD·컴퓨터를 이용해 건물, 제품 등을 설계하는 것) 작업이 가능해졌다. 오토캐드360 앱으로 오토바이 설계도면을 펼쳐보니 3D 구현 능력, 렌더링(2차원 화상에 빛, 색감 등을 입혀 3차원으로 형상화 하는 작업)이 부드럽게 됐다. 몇 가지 음악을 앱에서 믹싱하거나 동영상 2∼3개를 동시에 보면서 편집 작업하는 것도 쾌적하게 할 수 있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태블릿PC가 포스트PC 시대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태블릿PC가 콘텐츠 소비에만 적합한 기기라고 한계를 지었다. 성능이 PC보다 떨어지고 키보드, 마우스 등 복잡한 작업에 필요한 입력 장치가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이패드 에어는 문서작성, 인터넷 서핑 등 일반적인 업무용도와 복잡한 그래픽 작업까지 소화할 수 있다. 블루투스로 연동되는 키보드도 종류가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동이 잦은 직군의 직장인에게는 노트북보다 아이패드 에어와 블루투스 키보드 조합이 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아이패드 에어와 함께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화면 크기만 7.9인치로 작을 뿐 사양이 아이패드 에어와 동일하다. 큰 화면(아이패드 에어)과 휴대성(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중 자신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 중심으로 선택할 수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