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대형 선박 2척 충돌, 선원 91명 구조

입력 2013-12-29 15:51


[쿠키 사회] 부산 앞바다에서 화학물질을 실은 케미컬 운반선과 시험 운전 중이던 화물선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두 선박이 불에 타거나 심하게 훼손됐지만 선원 91명은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29일 오전 2시15분쯤 부산 태종대 남동쪽 15.2㎞ 해상에서 시험 운전 중이던 화물선 그래비티 하이웨이(5만5000t·승선원 64명)호의 오른쪽 앞부분과 케미컬 운반선 마리타임 메이지(2만9211t·승선원 27명·화공약품 2만9337t 적재)호 왼쪽 옆 부분이 부딪쳤다.

발화성이 높은 화학물질이 가득 실려 있던 케미컬 운반선 왼쪽 중앙 3·4번 탱크에 큰 구멍이 나면서 불이 났다.

부산 해양경찰서는 경비정 16척, 해군 함정, 소방정, 헬기 등을 현장으로 보내 1시간여 만에 케미컬 운반선 선원 27명을 모두 무사히 구조했다. 선원 64명이 타고 있던 화물선에도 앞부분에 불이 났으나 자체 진화됐고, 승선원을 그대로 태운 배는 인근 수리조선소로 이동했다.

불이 난 케미컬 운반선에는 살충제, 접착제 용도의 인화성이 강한 물질이 가득 실려 있어 폭발 위험 등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화재가 난 3·4번 탱크에 파라자일렌 2만221t, 아크릴로나이트릴 4004t 등이 불에 타 소실됐고 현재 다른 탱크로 번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파라자일렌은 합성섬유를 만드는 데 쓰는 화학물질이다. 또 아크릴로나이트릴은 합성 섬유나 살충제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이다.

해경은 자체 동력을 잃은 케미컬 운반선이 두 동강 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해양 오염사고를 막기 위해 배에 남아 있는 유독물질을 다른 선박으로 옮겨 싣고 연료를 빼낸 뒤 예인할 계획이다.

해경은 두 선박 선장과 항해사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부산=국민일보 쿠키뉴스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