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겨울철 식중독 예방
입력 2013-12-30 01:33
식중독은 상한 식품이나 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주요 오염원은 각종 세균에 의해 만들어진 독소와 바이러스, 기생충 또는 자연에 존재하는 독성 물질 등이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병원체는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또는 황색포도상구균이나 바실러스균 등의 세균에 의한 독소다. 바이러스 중에는 겨울철에도 식중독을 흔히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식중독의 약 50%는 6∼9월 사이에 집중 발생하지만, 병원성 대장균과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경우 한 겨울에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주 발생지는 집단 급식을 하는 학교나 기업체 식당이다.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구역감, 구토, 복통, 설사, 혈변 등의 소화기계 증상을 동반하는데, 일부에서는 발열이나 오한과 같은 전신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원인에 따라서 식중독의 잠복기와 증상의 종류 및 중증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황색포도상구균 독소 때문에 생기는 식중독은 식품 섭취 후 6시간 이내에 구토나 설사를 동반하게 되는 반면 병원성 대장균은 16시간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혈성(血性)설사를 유발한다.
또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은 대개 음식물 섭취 후 약 24∼48시간이 지나서 구역질, 구토, 복통, 설사와 같은 경미한 장염 증세를 나타내며, 대개 2∼3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영하 20도의 악조건에서도 장기간 생존이 가능한 병원체다. 또한 음식을 통해서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간에도 전염성이 있으며, 소량 감염 시에도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전염력이 세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 식중독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좋아진다. 식중독에 걸릴 경우 건강한 성인이라면 나타나는 증상 위주로 대처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소아나 노인의 경우엔 심한 구토나 설사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므로 탈수를 막기 위한 수분 공급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식중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겨울철이라도 음식물은 속까지 충분히 익혀서 먹고, 물도 항상 끓여서 마시는 것이 좋다. 식재료나 조리된 음식물은 균이 증식할 수 없도록 냉장 또는 온장 보관해야 한다.
또한 열로 조리한 음식물이라도 조리자의 손에 묻어 있던 세균에 의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식품을 다루는 조리자는 철저한 위생관념을 갖고 수시로 손 깨끗이 씻기 원칙을 지켜야 한다. 아울러 맨 손으로 음식물을 만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