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연탄' 나른 경북 칠곡 세븐밸리컨트리클럽 캐디들

입력 2013-12-29 15:06


[쿠키 사회] 경북 칠곡에 있는 세븐밸리CC의 경기보조원(캐디)들이 연탄을 나르며 봉사활동을 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이 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은 이번 겨울이 다 지날 때까지 정기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도움을 줄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29일 세븐밸리CC 등에 따르면 이 골프장에서 일하는 경기보조원 70여명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골프장 주변에 사는 노인들에게 연탄을 배달했다(사진). 이들이 홀몸노인 15가구에 배달한 연탄은 모두 5000장(250만원 상당).

경기보조원들은 아침부터 손수레 등에 연탄을 실어 일일이 배달한 것에 이어 형편이 어려운 한 홀몸 노인 가정에는 월동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100만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경기보조원들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 때 연탄 봉사를 시작으로 내년 설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2만5000장의 연탄과 월동비 등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며 이들이 겨울을 나는데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 골프장의 경기보조원들이 연탄 나누기를 하게 된 것은 올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해 5월 취임한 김관영(54) 총괄사장이 ‘호화 스포츠’라는 골프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보자며 다양한 이웃돕기 계획을 세우면서부터다.

당시 김 사장은 내장객들이 라운딩을 하다가 버디를 하면 내장객 이름으로 버디 1개당 2000원의 기부금을 내놓는 ‘사랑의 버디 샷 이벤트’를 열기로 계획했다. 골프장측은 이 이벤트로 하루 평균 30만~50만원을 적립할 수 있었다.

또 지난 여름 김 사장은 직접 카트를 몰고 라운딩 중인 내장객들을 찾아 음료와 과일 등을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이웃돕기 기금에 보탰다.

여러 이벤트로 상당한 금액이 모이게 된 것이 알려지자 경기보조원들과 다른 직원들도 십시일반으로 이웃돕기 기금에 돈을 내놓았고 소식을 들은 회원들과 내장객들도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했다.

일정 금액이 쌓이자 골프장측은 애초 이벤트의 주요 목적이었던 ‘다문화가정 돕기’를 위해 상당금액을 사용했다.

그러나 경기보조원과 회원, 내장객들의 뜻밖의 동참으로 다문화가정 돕기에 사용하고도 돈이 남자 연탄나누기 행사를 계획했다.

세븐밸리CC 김서희(37·여) 경기팀장은 “버디를 해서 이웃을 돕게 된 내장객은 물론 일반 회원·내장객, 골프장 직원 등 이웃돕기 행사에 성의를 보여준 모든 사람이 ‘사랑의 홀인원’을 한 분들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관영 사장은 “골프장 운영이 지역민들의 성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만큼 지역민들에게 받은 사랑은 지역으로 되돌린다는 마음으로 이웃돕기를 계획했었는데 예상 밖으로 반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칠곡=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