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철 駐 스웨덴 북한대사 소환… ‘장성택 라인’ 본격 숙청 작업?
입력 2013-12-28 02:29
‘장성택 라인’으로 분류됐던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 부부가 27일 북한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측근들에 대한 본격적인 숙청 작업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중국 베이징 외교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박 대사 부부는 이날 호송조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가는 고려항공 JS222편에 탑승해 북한으로 돌아갔다. 박 대사는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북한 외무성 인사 과정에서 장성택의 의향을 충실히 반영해 신임을 산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장성택 처형 이후 대사급 인사가 북한에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사는 지난해 9월 스웨덴 주재 대사로 임명된 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8개국 대사를 겸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5일 장성택의 조카인 장용철 주말레이시아 대사 가족과 누나 장계순의 가족을 한꺼번에 평양으로 불러들인 바 있다.
일각에선 군부를 비롯해 북한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왔던 장성택의 ‘그림자 지우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장성택 처형 당시 그를 ‘반란의 수괴’라고 공식화하며 추가적인 숙청에 대한 명분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유일 지배체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점도 폭넓은 숙청 작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전면적인 소환이 이뤄질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장성택의 최측근인 지재룡 중국주재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은 본국에 소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지만 아직까지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