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마에’ 드라마 실제 모델 서희태씨, 10년째 음악 봉사
입력 2013-12-28 01:35
26일 오전 중증장애인 시설인 서울 상일동 주몽재활원에 바이올린·첼로·비올라·콘트라베이스 등으로 구성된 12인조 현악 앙상블이 등장했다. 모차르트의 ‘미뉴에트’부터 크리스마스 캐럴까지 대중적인 명곡들이 1시간여 동안 울려 퍼졌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탤런트 김명민씨가 연기한 지휘자 ‘강마에’의 실제 모델인 밀레니엄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서희태(48·사진)씨가 이끄는 앙상블이다. 서씨는 소프라노인 아내 고진영(47)씨와 함께 2004년부터 10년째 연말이면 주몽재활원을 찾아 연주회를 열고 있다.
200여명 장애인과 100여명 교사·자원봉사자들은 화음에 귀를 기울이며 따뜻한 연말을 즐겼다. 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를 클래식으로 편곡한 곡이 앙코르로 흐르자 큰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휠체어에 의지해 음악회에 참석한 이하늘(18)군은 “매년 이맘때면 항상 찾아와 좋은 음악을 들려주셔서 다른 친구들도 연주회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학한 서씨 부부는 외환위기가 닥친 1997년 귀국했다. 갓 귀국한 이들은 조그마한 연립주택에서 6년 동안 살다가 2004년 다세대 주택으로 이사했다. 서씨는 27일 “연립주택을 나와 이사한 뒤 너무 좋아서 아내와 함께 앞으로는 우리 재능을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고소득·고학력층으로 갈수록 음악을 대하기 어려운 예술로 여기지만 사실 멜로디와 화음만 가지고도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며 “사회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에 음악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