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올해의 선수 선정은 미국인 잔치… 편견에 사로잡힌 AP

입력 2013-12-28 01:26

미국의 AP통신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는 이번에도 철저히 미국선수 중심으로 선발돼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27일 발표된 AP선정 올해의 남자선수에 미국의 프로농구(NBA) 스타 플레이어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가 선정됐다. 제임스는 96표 가운데 31표를 획득, 미식축구 선수 페이튼 매닝(20표), 카레이서 지미 존슨(7표)을 제치고 1931년 이 상이 제정된 이래 농구선수로는 세 번째 올해의 남자선수로 선정됐다.

AP통신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수상자는 거의 매년 미국 스포츠스타 가운데 뽑혀 이번 발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루전 AP가 발표한 올해의 여자선수도 미국의 세계 여자테니스 1위 세리나 윌리엄스였다. 2, 3위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 수영 선수 미시 프랭클린으로 모두 미국선수였다.

올해의 여자선수상 수상자가 발표되자 미국 골프전문매체인 ‘골프채널’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30년 이상 골프를 취재해온 골프채널의 랜덜 멜 기자는 27일 칼럼을 통해 “박인비는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처음으로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을 거뒀고 역대 여자 골프 사상 세 번째로 한 시즌에 메이저 3승을 따냈다”며 “AP의 선정 결과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멜 기자는 이어 “비록 메이저 4연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박인비의 노력이 올해의 여자 선수를 선정하는데 3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유럽으로 시야를 돌려보면 수상자가 될 재목이 많다. 축구만 봐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등 많은 후보들이 있다. 올해의 남자선수 2, 3위에 오른 미식축구선수 매닝과 카레이서 존슨은 미국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다. 카레이서 세계에서는 포물러원(F1)에서 올해 13승을 달성한 세바스찬 베텔(독일)이 독보적이지만 박인비처럼 AP의 관심 밖이었다. 올해의 여자선수 2위에 오른 WNBA 신인 그리너는 왼쪽 무릎 부상 때문에 올스타전도 뛰지 못했다. 3위인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프랭클린 역시 올해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질 못했지만 박인비를 능가하는 표를 얻었다. 공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