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희망지기, 그 후] 세상을 바꾼 인물의 원동력을 보며… 신학적 담론부터 실용정보까지

입력 2013-12-28 01:33


“딸·사위가 뒤이어 사죄와 화해의 선교할 것”

‘이 땅의 희망지기’로 소개된 요시다 고조(71) 서울일본인교회 목사님은 지난 3월 2일 보도 후 여러 곳에서 감사인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목사님은 “여러 모임에서 내 기사를 읽은 국민일보 애독자를 많이 만났다. 이들 모두 일본사람이 한국의 입장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고 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감동이다’ ‘존경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목사님은 “아직도 부끄럽다”고 했습니다. 이국땅에서 복음을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목사님은 무엇이 그리 부끄러울까요.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치가들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아서입니다. 목사님은 앞으로도 일본 정치가와 국민들이 역사를 바로 인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계속 연구하고 기도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내년 4월쯤에는 일본에서 목회하는 딸 내외가 한국에 들어온답니다. 아버지 뒤를 이어 ‘사죄와 화해의 선교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목사님은 “딸과 사위가 오면 한·일 젊은 세대 간 교류를 더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교류로 역사 문제를 뛰어넘어 양국이 화해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내전 중에도 약탈없어… 평화 위해 기도해 주세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하석주 전남 드래곤즈 감독의 은사로 알려진 임흥세(58) 남수단공화국 선교사님은 4월 27일자 ‘이 땅의 희망지기’에 소개됐습니다. 축구로 남수단 톤즈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던 선교사님은 올 초 한국에서 위암 수술과 치료를 받고 9월 다시 남수단으로 가셨습니다. 잘 드셔야 하는데, 솔직히 현지식으로 식단 조절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고요. 무엇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남수단 종족 간 내전이 더 큰 걱정입니다.

현재 선교사님은 수도 주바에 계십니다. “내전임에도 현지인들은 평온한 삶을 유지하고 있다. 약탈도 전혀 없다”고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최대한 오래 남아 있을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현지 청소년과 아이들을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남수단은 18세 미만 인구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에게 축구는 운동 그 이상이다. 앞으로 성령의 축구공을 남수단 전역에 패스하는 것이 목표다. 내전 중에 있는 이들이 축구로 주안에서 하나 되는 모습을 보는 날까지 사역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하루속히 안정을 찾기를 기도부탁 해오셨습니다.

“오해를 풀었다, 안타깝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

1999년 옷 로비 사건의 중심에 있던 김태정(72) 전 법무부 장관님을 9월 7일 ‘얼굴’로 소개했습니다. 장관님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유보 이유를 최초로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보도 이후 장관님은 사돈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최대의 찬사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사돈을 둬서 참 감사합니다.” 이 밖에도 “장관님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됐다” “사진을 보니 많이 늙으신 것 같아 안타깝다” 등 여기저기서 많은 인사를 받으셨다고 합니다. 한 현직 검사장은 “오래 전 일인데도 엊그제 같다.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기사였다”고 취재기자에게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장관님은 지난 10월 말 남해안에 있는 한 시골 교회 간증자로 나섰다가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국민일보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을 때처럼 많이 망설이다 가게 됐다. 거기에서 선친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사진 액자를 안고 있다 떨어뜨렸던 모습을 처음으로 얘기했다. 부친이 생전에 어머니 사진을 품고 ‘자네, 잘 있는가’라고 혼잣말 하신 것처럼 우리도 늘 예수님을 가슴에 품고 그 뜻을 여쭤야 한다”고 전해오셨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친구 되십니다.

“쓰레기마을·동굴교회에 이런 사연이…” 큰관심

사만 이브라힘(72) 이집트 성시몬수도원교회 담임사제는 10월 19일자 ‘이 땅의 희망지기’로 소개되자마자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미션라이프 인터넷 홈페이지는 평소와 달리 방문자가 늘었습니다. 사역 내용도 그렇지만 생소한 이브라힘 사제의 옷차림을 비롯, 동굴교회의 사진이 시선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이집트 카이로에 단기선교 여행을 다녀온 신자들이라면 쓰레기마을이나 동굴교회 이야기는 낯설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도 쓰레기마을에 가봤다’ ‘동굴교회에 이런 사연이 있었네요’라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분들이 적잖았습니다.

이브라힘 사제는 기사에도 밝힌 것처럼 이집트 콥트 정교회 소속 사제로 혁명 이후 이집트 기독교 연합운동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를 잘 아는 선교사들에 따르면 개신교회와의 적극적인 협력 때문에 콥트 정교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 대부분이 쓰레기마을 사람들과 함께했고 이슬람교도까지 용서하고 사랑했었기에 비판보다는 존경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혁명 이후 여전히 불안한 이집트 정국 속에서 내년엔 ‘애굽’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더욱 성취되기를 기도합니다.

“도시·지역교회 전략적 협력 계기됐으면”

2월 2일자에 ‘대학생 신앙공동체 학사 24시’ 기획기사가 나간 뒤 취재 부서였던 종교기획부에는 교회 학사를 알아보는 전국의 대학생,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랐습니다. “기사를 보고 교회에 문의했더니 인원이 다 찼다는데 다른 학사가 더 있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일부는 “내가 다니는 대학교 인근엔 왜 교회 학사가 없느냐”는 푸념 섞인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당시 미션라이프 겨자씨 필자인 이상화 드림의교회 목사님은 “졸업과 입학 시즌에 이 기획기사는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도시교회는 지역교회와 전략적으로 협력해 대학생의 삶과 신앙 모두를 보듬어야 한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전국 교회 학사의 위치와 입사 조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 기사를 보고 호평이 많았지만 한편에선 항의성 문의가 오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학사를 운영하는데 왜 여기 빠졌느냐”는 전화였지요. 앞으로도 미션라이프는 대학생, 청년의 큰 고민 중 하나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태려고 합니다. 혹시 학사를 알리고 싶으신 분은 꼭 연락주세요. 국민일보는 늘 독자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심층 취재와 독자 제보를 바탕으로 알찬 보도에 힘쓰겠습니다.

“여성 목회자들 대신 목소리 내줘 감사했다”

시선 ‘갑과 을의 사회, 교회는 평등한가’는 9월 28일자에 두 페이지에 걸쳐 소개됐습니다. 당시 서영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여동문회 대표님은 “동문회보에 이 기사를 크게 실었다”며 “기사를 읽고 160여명의 총신대 신대원 여동문들이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총신대는 ‘여성안수 불가’를 천명하는 예장합동 교단 소속 신학교입니다. 목사나 장로가 아니면 총대가 될 수 없기에 원천적으로 여성은 교단 총회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여동문회는 매년 교단 총회 회의장 밖에서 ‘여성 안수 문제를 논의해 달라’는 주장을 펼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소극적 대응조차 쉬운 건 아닙니다. 취재 당시 일부 총대들은 ‘여성안수주의자’로 몰릴까 두려워 사진취재를 거부했습니다. 또 사진에 나온 한 여동문은 대학 측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대통령인 지금, 우리 한국교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서 대표님은 “우리가 갑을관계에서 을이라 생각해서 스스로 나서진 못했다. 국민일보가 대신 목소리를 높여줘 감사했고, 자긍심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도 지상목표인 여성목사 안수를 위해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뉴스포털에 다양한 댓글… 교회 주보서도 인용

혹시 10월 19일자에 나갔던 ‘누가 기독교에 돌을 던지나’ 기사를 기억하시는지. 제목부터 파격적이지요. 보도 후 교회 안팎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기사 중 하나였습니다. 네이버 등 뉴스 포털의 댓글 반응만 봐도 그렇고요. ‘이런 기사가 나와야 건전한 신앙생활과 건전한 기독교 비판이 이뤄질 수 있다’고도 했고, ‘개독교의 자기반성이냐’는 조롱성 댓글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신문(딴지일보·당당뉴스)을 비롯해 몸학기독교연구소, 기독교 관련 인터넷 사이트(디어넷 등)가 이 기사를 재인용했습니다. 이들 매체는 “국민일보가 이제라도 자성의 목소리를 내주어 일단은 환영하고 또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평했습니다. 서울 한 교회는 전 교인이 돌려보기 위해 이 기사를 주보에 게재하기도 했다는군요. 취재기자는 “교회 밖의 숱한 손가락질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 회개는 나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나로부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교회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고 기사를 읽지 않고 ‘개독’이라고 폄하하는 반응에 착잡했다”고 취재후기를 밝혔습니다.

“솔로 폄하·만나보고 싶어요” 뜨거운 관심

‘교회 누나 4000만 바울인가’ 기획기사는 올 한 해 미션라이프 토요판 기사 중 댓글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작품’입니다. 11월 16일자에 나갔었죠. 한 포털에서만 55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페이스북 등 SNS로 공유된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은 분이 이 기사에 반응을 보였습니다. 청년사역연구소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 기사를 재인용하며 연구소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반응이요? 참 다양했습니다. ‘기사 취지에 공감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앞으로도 현장을 반영한 기사를 계속 써 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정반대 의견 또한 적지 않았습니다. 한 독자는 ‘교회 안에서 헌신하다 솔로로 오래 계신 분을 폄하하는 내용 같다’는 메일을 남겼습니다. 또 한편에서는 ‘기사에 나온 교회 누나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이색 의견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취재기자는 “취재 사진에 나온 이들이 곤란을 호소할 만큼 반향이 컸던 기사다. 30대 이후 미혼 여성을 배려한 사역 프로그램을 제공하자는 취지가 제대로 조명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결정했습니다. 조만간 싱글을 위한 교회 사역을 조명하려고요.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소중한 시간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5분, 늦은 시간 잠자리에 들기 전 성경 말씀을 읽는 15분, 정오의 햇살에 뽀송뽀송하게 말린 빨래를 정리하는 30분…. 저마다 소중한 시간은 다릅니다.

1년 52만5600분. 그 시간 중 단 1초도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습니다. 매 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 소중한 1년이란 시간이 수레바퀴를 탄 듯 바람처럼 지나갔습니다.

미션라이프 토요판은 지난 1년 동안 목회 현장의 새로운 현상을 짚어주고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이 기쁨과 슬픔의 시간을 직조하는 동안 함께하신 하나님을 우린 기억합니다. 독자의 가슴을 뭉클하게 혹은 시원하게 했던 이들의 ‘그 후 1년’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해드립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참 감사했습니다.”

<종교기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