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리시브… 휘청거리는 삼성화재

입력 2013-12-27 01:33

전무후무한 7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최근 전력이 심상치 않다. 지난 22일 꼴찌 러시앤캐시에 고전끝에 세트스코어 3대 2로 가까스로 이기더니 25일에는 5연패로 부진하던 대한항공에 0대 3으로 완패했다.

신치용 감독은 현재 팀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표현했다. 26일 현재 삼성화재는 11승3패 승점 31로 선두지만 한 경기를 덜 치른 현대캐피탈(9승4패 승점 27)에 승점 4점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현대캐피탈이 그동안 재활에 힘쓰던 토종 거포 문성민을 오는 29일부터 투입하겠다고 예고한 터라 자칫 선두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다.

초반부터 단독 선두를 달리던 삼성화재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경험과 관록으로 버틴 경기가 많았지 전력상 타팀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세계적인 리베로 여오현이 현대캐피탈로 이적한데다 수비의 핵 석진욱 마저 은퇴해 러시앤캐시 수석코치로 가버렸다. 우리카드에서 리베로 이강주를 데려왔지만 리시브와 수비의 허점을 한꺼번에 메울 수는 없었다. 삼성화재는 26일 현재 리시브와 수비부문에서 꼴찌다. 리시브가 가장 안되는 팀이 선두를 질주한 것은 세터 유광우가 어렵사리 주포 레오에게 토스를 잘해준 덕분이다. 또 상대 공격을 받아내 반격하는 조직력의 힘으로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토종 거포 박철우가 손가락 부상으로 코트를 이탈하면서 공격은 물론 블로킹 벽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에서 이적한 센터 이선규가 동반 부진에 빠진 것도 그때부터였다.

25일 경기에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이런 허점을 노렸다. 강서브를 레오에게 집중시켜 공격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또 삼성화재만 만나면 범실로 자멸했지만 이날은 경기당 평균 26개이던 범실을 단 9개로 줄였다. 삼성화재는 오는 31일 김요한이 복귀한 LIG손해보험전에서 자칫 연패에 빠질 수 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