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황제 플루센코 싱글 포기 단체전만 참가… 소치 金경쟁 이상 기류

입력 2013-12-27 01:35

러시아의 ‘피겨 황제’ 예브게니 플루센코(31)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을 포기했다. 대신 소치올림픽에서 처음 실시되는 피겨 단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린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플루센코는 26일(한국시간) 러시아 선수권대회를 2위로 마친 뒤 “소치올림픽에서는 남자 싱글 출전권을 재능있는 후배에게 넘기고 신설된 단체전에만 나서겠다”고 밝혔다. 플루센코는 부상에서 완쾌하지 못해 프로그램을 완전히 소화할 몸 상태가 아니라고 이유를 밝혔다.

세계피겨선수권대회 3연패의 주인공 플루센코는 2006년 토리노올림픽 남자 피겨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는 미국의 에반 라이사첵(28)에게 합계 1.31점 차이로 우승을 내줘 올림픽 2연패에 실패했다. 당시 그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도 뛰지 않은 라이사첵(미국)이 금메달을 땄다며 억울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부상을 핑계로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하고는 아이스쇼에 나선 것이 발각돼 국제빙상경기연맹(ISU)으로부터 선수 자격을 박탈당했다가 1년 만에 회복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플루센코는 2011년 말 소치올림픽 도전 의사를 밝히며 하원의원 배지도 내던졌다. 그러나 결국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혀 남자 싱글 재정복은 포기하고 말았다. 플루센코의 2연패 꿈을 좌절시킨 라이사첵 역시 최근 엉덩이 부상 때문에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소치올림픽 남자 싱글은 ‘디펜딩 챔피언’들의 공백 속에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거둔 패트릭 챈(캐나다)과 최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한 하뉴 유즈루(일본)가 금메달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커졌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