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들이 왜 폐암에 걸릴까… KBS2 ‘추적 60분’

입력 2013-12-27 01:36


추적 60분(KBS2·28일 밤 10시25분)

사망률 1위로 치명적인 폐암. 누구나 폐암하면 담배를 떠올릴 정도로 흡연은 주요 발병 원인이다. 그런데 평생 담배와는 관계가 없었던 사람들이 폐암에 걸리고 있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간접 흡연도, 가족력도 없었던 사람들. 제작진은 비흡연 폐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발병 원인 분석을 시도했다.

제작진이 만난 폐암 환자들은 하나같이 억울하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두 딸을 둔 엄마, 걸린 암도 나을 것 같은 물 맑은 지리산 자락에서 암에 걸린 할아버지.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그들은 암으로 인한 고통보다 왜 폐암에 걸렸는지 모른다는 답답함에 더 힘들어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미국 여성 폐암 환자에게서 실마리를 찾았다. 그녀가 지목한 것은 집, 바로 라돈 때문이었다. 라돈은 토양으로부터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방사성 기체로 무색무취하기 때문에 인간의 감각으로는 감지할 수 없다. 제작진은 32명 폐암 환자들의 집을 조사했다. 도시부터 시골까지, 30대부터 80대까지, 사는 곳도 나이도 모두 다른 그들의 집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조승연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 센터장은 “토양에서 나오는 라돈이 여기저기로 침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집을 구성하고 있는 건축자재에 주목했다. 토양을 원료로 하는 건축자재의 경우 라돈 함량이 높은 토양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건축자재 속 라돈에 대한 어떠한 조사나 규제도 없는 상황 속에서 라돈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는 실태를 취재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