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형 쇼핑몰 덕에… 지역 상권 웃는다
입력 2013-12-27 01:35
최근 대형 쇼핑몰과 아울렛이 속속 들어서면서 그동안 침체돼 있던 지역 상권들까지 같이 호황을 누리게 하는 이른바 ‘샤워(Shower) 효과’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샤워 효과는 백화점 마케팅 전략 용어로 위층에 고객이 많이 유치되면 아래층에까지 효과가 미쳐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최근 쇼핑몰이나 아울렛을 찾은 고객들이 그 지역 식당이나 편의시설까지 찾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26일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지난 13일 오픈한 이후 열흘간 2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국내에서 오픈한 아울렛 가운데 같은 기간 최고 매출액이다.
예상 밖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자 이천 아울렛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현지 상인들도 태도가 확 달라졌다. 이천 아울렛 덕에 지역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천시 교통행정과에 따르면 이천 아울렛이 오픈한 후 열흘간 타 지역에서 유입된 유동인구는 30만명이었다. 아울렛 오픈 전 12만명보다 250%나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이 방문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천 아울렛 방문객의 98%가 서울 및 수원, 용인 등 타지에서 온 이들이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타 지역 방문객 증가로 이천시 도심의 숙박시설과 요식업체, 택시 등 운송업 종사자들의 매출이 평소보다 10∼3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비단 수도권 변두리뿐 아니라 구도심에 들어선 대형 쇼핑몰도 침체된 지역상권 살리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 영등포에 세워진 복합 쇼핑몰 타임스퀘어다. 이 지역은 1970년대 공장 단지화로 서울의 3대 상권으로 발전했지만 2000년대 들면서 경기 불황과 재래시장 쇠퇴 등으로 유동인구가 급속히 줄었다.
하지만 2009년 타임스퀘어가 문을 열면서 지역상권이 활기를 되찾았다. 타임스퀘어를 방문한 사람들이 타임스퀘어 주변 먹자골목은 물론 인근 재래시장인 영등포시장 내 식당골목을 찾고 있어서다. 특히 이 지역은 40대 이상이 주로 찾았지만 지금은 20∼30대가 다수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기존 지하상권까지 되살아났다.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옷가게를 하는 김정례(42·여)씨는 “타임스퀘어가 문닫는 날이면 우리까지 매출이 떨어진다”고 했다.
지난 8월 부산 기장군에 문을 연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이나 서울 가산동에 들어선 마리오 아울렛 등도 유동인구를 늘려 주변 지역을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