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기 발견 땐 5년 이상 생존율 90%
입력 2013-12-27 02:27
‘암 경험자 100만명 시대’에 돌입했지만 조기 발견 시 주요 암 환자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은 5년 이상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견된 전립선암과 갑상선암 환자는 일반인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살았다.
26일 발표된 ‘201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0%였다. 전립선암(92.0%)과 유방암(91.3%) 대장암(73.8%) 위암(69.4%) 환자의 5년 생존율도 높았다. 반면 간암(28.6%) 폐암(20.7%) 췌장암(8.7%)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5년 생존율은 암 환자가 5년 이상 살 확률을 추정한 것으로, 암 이외(교통사고, 심·뇌혈관질환 등)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을 보정한 것이다. 의학계에선 보통 ‘완치’ 개념으로 쓰인다.
성별로는 여성의 생존율(75.2%)이 남성(57.6%)보다 높았다. 이는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99.9%) 유방암(91.3%)이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았고, 여성에게서만 발생하는 자궁경부암(80.1%)의 높은 생존율 때문으로 추정된다.
조기 발견이 쉬운 암은 5년 생존율도 대부분 높았다. 전립선암(56.0%) 위암(54.1%) 유방암(53.7%) 갑상선암(43.0%)의 경우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에서 발견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립선암과 갑상선암의 경우 초기 단계에서 암이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은 각각 101%, 100.5%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5년 생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일반 사람보다 생존율이 더 높다는 것”이라며 “암 건강검진을 받고 병원을 자주 다니며 관리를 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국한 단계’ 발견 시 유방암(97.8%) 대장암(93.8%) 자궁경부암(91.6%)의 5년 생존율도 90% 이상이었다.
반면 말기 상태를 뜻하는 ‘원격 전이’(암이 발생 장기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 단계에서 많이 발견되는 폐암(42.1%) 췌장암(44.5%)은 각각 4.9%, 1.8%의 매우 낮은 5년 생존율을 보였다.
또 위암은 ‘국한 단계’에서 암이 발견될 경우 5년 생존율이 93.7%에 달했지만 암이 다른 장기 외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에서의 5년 생존율은 57%,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5.8%로 크게 낮아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위암은 국한 단계, 국소진행 단계, 원격전이 단계의 5년 생존율이 큰 차이를 보여 정기적인 암 검진으로 일찍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폐암이나 간암은 초기인 국한 단계에서 암이 발견돼도 5년 생존율은 각각 49.5%, 46.2%에 불과했다. 따라서 금연, 금주 등으로 암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국가암등록통계를 바탕으로 암 예방 활동 강화 및 국민 암 검진 활성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암 관리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