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야스쿠니 참배] 역대 日 총리들 행보는… 고이즈미 ‘8·15 참배’ 등 6차례 단행

입력 2013-12-27 02:37


일본 도쿄 중심지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전몰자들의 영령이 합사된 곳이다. 문제는 현재 야스쿠니에 합사돼 있는 246만6000여명 가운데 태평양전쟁 전범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을 거쳐 1948년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1978년 비밀리에 합사했다. 한국과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다.

일본 총리가 A급 전범이 합사된 사실이 알려진 이후 공식 참배한 것은 나카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처음이다. 나카소네는 패전 40주년인 1985년 8월 15일 두 명을 제외한 각료 전원을 대동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총리 자격으로 당당히 참배했다. 이후 1992년 11월 미야자와 기이치 총리 등이 야스쿠니를 참배했지만 보수층의 압력에 밀려 일정 등도 사전에 알리지 않은 채 조용히 참배를 마쳤다.

이후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한 것은 하시모토 류타로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아베 신조 총리뿐이다. 1996년 하시모토 총리의 참배는 ‘나카소네 참배 파문’ 이후 잠잠했던 야스쿠니 참배 문제가 다시 외교 문제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나카소네 총리와 마찬가지로 하시모토 총리 역시 한국과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그 후로는 참배를 단념했다.

야스쿠니 참배 문제는 2001년 고이즈미 정권이 출범하면서 다시 대두됐다. 야스쿠니 참배를 약속하고 일본유족회의 지지를 받아 집권한 고이즈미 총리는 5년5개월의 재임기간 6차례나 참배했다. 특히 집권 마지막 해이자 퇴진 약 1개월 전인 2006년 자신의 총선 공약이었던 ‘8·15 참배’를 단행했다.

2006년 9월 1차 집권한 아베 총리는 2007년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때 신사 제단에 바치는 화분 형태의 제구인 ‘마사카키’ 공물을 봉납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등 민주당 정권 하의 총리 3명은 재임 중에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았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