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경험자 100만명 시대… 81세 생존시 암에 걸릴 확률은 37%

입력 2013-12-27 02:46


암에 걸린 적이 있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암 경험자’가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인구 45명당 1명꼴이다. 고령화로 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의료기술 발전으로 생존자가 늘어나면서 ‘암과 더불어 사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6일 암 발생률·생존율·유병률 등을 담은 ‘201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하고 암을 경험한 인구가 109만725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성 60만5748명, 남성 49만1505명이었다. 암 경험자란 1999∼2011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 중 2012년 1월을 기준으로 생존한 사람을 가리킨다.

전체 국민 수로 나누면 인구 45명당 1명이 암 치료를 받고 생존해 있는 셈이다.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13명당 1명(남성 9명당 1명, 여성 18명당 1명)이 암 경험자였다. 이 중 2011년 새로 암에 걸린 환자는 21만8017명(남성 11만151명, 여성 10만7866명)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 수명(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분석됐다. 남성(평균 수명 77세)은 5명 중 2명, 여성(84세)은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암에 걸린다는 뜻이다. 종류별로는 갑상선암이 가장 흔했다. 이어 위암·대장암·유방암·폐암·간암 순으로 암 경험자가 많았다.

암 환자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2007∼2011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66.3%로, 2001∼2005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53.8%)보다 12.5% 포인트나 상승했다. 가장 흔한 데다 치료도 쉬운 암으로 알려진 갑상선암을 빼더라도 5년 생존율은 같은 기간 50.5%에서 59.5%로 확연히 개선됐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멀리 전이되지 않은 경우 전립선·갑상선·유방·대장·위암 등 대다수 암의 5년 생존율이 90%를 넘어섰다”며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