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설명회-견제 나선 민주당, 광주大戰… 민심은?

입력 2013-12-27 02:51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간 대격돌이 야권 텃밭이자 호남의 심장에서 시작됐다. 당장 내년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측면이 강하지만 실질적 제1야당의 지위를 놓고 쟁탈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안 의원은 26일 창당 공식화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아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며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민주당도 맞불 기자회견 등을 통해 “신당 출현은 곧 야권 분열”이라고 깎아내렸다.

안 의원은 광주 치평동 NGO센터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 추진위원회’ 설명회에 참석해 “호남에서의 낡은 체제 청산이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을 정면 겨냥했다.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가장 단호하고 분명한 목소리였다. 이어 “기존의 낡은 체제와 세력으로는 결코 수권할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총선, 대선으로 분명히 입증됐다”며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며 상대방 폄하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사고를 호남부터 과감히 걷어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새정추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뛰어넘어 한국정치의 전체를 바꾸겠다”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창조적 확장과 개편에 호남이 함께해 달라”고 구애했다.

안 의원은 신당을 야권 분열로 몰아세우는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야권 분열로 얘기하는 건 기득권적 시각의 발로”라며 “민심과 동떨어진 채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구체제·구사고·구행태의 산물”이라고 했다. 설명회에는 안 의원 측 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윤장현 공동위원장은 물론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도 참석했고, 기자간담회 형식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자 350여명이 몰렸다.

민주당은 안풍(安風)에 쏠린 민심을 달래는 동시에 안 의원을 질타했다. 광주시당은 보도자료에서 “민주당을 낡은 세력이라 말한 안 의원 발언은 지난 60여년 동안 오직 한 길을 걸어온 민주당과 23만 광주지역 당원 동지에 대한 모독이자 호남민에게 침을 뱉고 분열을 조장하는 구시대적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또 “민주당에서 혜택을 누려오다 손익에 따라 변절한 인사들을 모아놓은 게 과연 새 정치이냐”고 되물었다.

재선을 목표로 뛰고 있는 강운태 광주시장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이 국회 과반을 점하고 있는데 신당이 제3지대에 서겠다는 건 야권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며 지방선거 전 야권 통합을 주문했다. 4선의 추미애 의원은 광주 서석동 조선대에서 북콘서트를 갖고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며 “안 의원은 호남이 아닌 영남에 주력하라”고 쏘아붙였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