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19일째] 양측 모두 굳은 표정…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입력 2013-12-27 02:53
철도노조 파업 18일째인 26일 최연혜 코레일 사장과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이 만나 노사 실무교섭 재개에 합의했지만 면담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다. 면담 예정 시간인 오후 2시에 맞춰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 도착한 최 사장은 취재진을 피해 차를 탄 채 곧장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10분 뒤 코레일 점퍼 차림의 최 사장과 패딩점퍼를 입은 박 부위원장, 대한불교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취재진 앞에 섰다. 도법 스님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았지만 최 사장과 박 부위원장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이어 조계사 내 한국불교문화박물관 2층 화쟁위원회 사무실에서 노사 양측과 도법 스님이 3자 대면을 했다. 노조에서는 박 부위원장 등 4명, 사측에선 최 사장 등 5명이 참석했다. 시종 굳어 있는 두 사람에게 사진기자들이 “좀 웃어 달라”고 요청하자 배석한 노조 관계자가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지 않냐”고 되받기도 했다.
곧 도법 스님이 자리를 떠나고 양자 회담이 30여분간 진행됐다. 회담이 끝난 뒤 최 사장은 “철도 파업으로 국민께 고통과 불편을 끼쳐 사죄드린다”며 “오후 4시 서울 동자동 코레일 서울본부에서 실무교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박 부위원장은 “이번 파업이 조기에 끝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면담을 주선한 데 이어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도법 스님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교계를 비롯해 노·사·정 등과 함께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철도 문제가 사회통합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을 중심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개신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등 5대 종교의 주요 인사들과 접촉해 사회적 논의의 장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는 이날 코레일을 강요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코레일이 전국 지역본부와 역·사업소장으로부터 노조 회유 활동 정보를 취합해 청와대 등 정부기관에 정례 보고한 것은 형법상 강요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김나래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