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만큼 가벼운 금속… ‘꿈의 소재·부품’ 개발한다

입력 2013-12-27 01:45

첨단소재와 부품은 미래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켜줄 도구다. 칠하기만 하면 태양전지가 되는 페인트가 있다면 어디서든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생체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인공 조직이 있으면 외과 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일어날 일을 현실화하기 위해 정부가 26일 미래 유망 소재·부품 200개를 선정하고 예산을 우선 배정키로 했다.

선정된 소재 중에는 실현이 가능할까 의심이 들 정도로 혁신적인 게 많다. ‘초경량 미래형 에어로 메탈’은 깃털만큼 가벼우면서도 강한 금속 소재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나 항공, 국방 분야에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실현될 전망이며, 세계 시장 규모는 3000억 달러(약 317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자가치유가 가능한 인조직 접합 소재’는 외과 수술에서 상처를 입은 조직이 다시 살아나는 과정에서 조직이 엉켜 붙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공조직이다.

부품 분야에서는 ‘모바일 기기용 독립형 자가전원’이 눈에 띈다. 충전 없이 스마트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배터리를 대체해 약 20억 달러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 ‘실시간 신경전달물질 측정에 기반한 지능형 뇌조절 모듈’이 개발되면 파킨슨병과 우울증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가 가능하다. 초소용 무인 로봇 시대에 맞춰 곤충 로봇 구동을 위한 핵심 부품(스마트 액추에이터)에도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정부는 200개 소재·부품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잠자는 사이 건강 상태를 체크 받고, 기름 없이 주행이 가능한 차를 타고 출근하는 등 영화 속 삶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정부가 소재·부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하려 애쓰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핵심 원천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1년 기준 세계 5위의 소재·부품 수출 국가이지만 이 분야 대(對) 일본 무역적자는 지난해 220억 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무역 역조가 심각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고객과 수요산업 중심으로 트렌드를 분석해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소재·부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