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리의 나비부인’ 저자 정귀선씨가 밝힌 전말… 4명이 식사한 사진 단 둘이 한 것처럼 제시
입력 2013-12-26 17:46 수정 2013-12-26 20:50
일부 장로들이 조용기 목사의 불륜의혹 근거라며 제시한 책 ‘빠리의 나비부인’에 대해 저자인 정귀선(67)씨가 직접 ‘허구의 소설’이라고 밝힘에 따라 적지 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장로는 정씨 본인에 대한 사전 확인도 없이 정씨와 조 목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의혹을 제기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정씨를 직접 만나고 온 이종찬 장로가 공개한 사실확인서와 민·형사 소송 위임장, 신분증 사본 등에 비춰볼 때 정씨의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빠리의 나비부인은 소설’=정씨의 설명에 따르면 ‘빠리의 나비부인’은 자서전이나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자전적 소설’이다. 당시 정씨는 미혼모로서 아이를 키우며 힘들게 살고 있었는데,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책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정씨는 결혼을 못해 본 한을 풀기 위해 책 속에서 서울의 한 대형교회 목사와 로맨스를 지어냈다고 이 장로에게 전했다.
이 장로는 “정씨는 자서전적 소설을 통해 실패한 인생에 대한 한을 풀고 싶었을 뿐, 책을 통해 금품을 요구한 적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파리의 택시운전사’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유사한 서적 출판이 붐을 이뤘다”면서 “파리에 거주하는 이모 씨가 책의 원고를 대필했으며 서울에서 출판도 주선해줬다”고 전했다.
이 책에 나온 내용 중 정씨가 1993년 성회를 위해 파리를 방문한 조 목사를 만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 만남은 강귀희씨가 주선했는데, 강씨는 당시 성악가인 정씨에게 성회에서 특송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목사는 하나님도 고아와 과부를 사랑한다면서 정씨에게 격려와 위로를 건네고 이름을 ‘귀선’으로 바꾸라고 권유했다.
이 장로는 그러나 “조 목사는 당시 파리순복음교회 다른 성도들의 이름도 몇 차례 지어준 적이 있다”면서 “이름을 지어줬다고 해서 특별한 관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측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가 정씨에게 선물했다는 팔찌와 시계도 일반 성도들에게도 나눠준 것과 다르지 않다. 팔찌는 선물용으로 가져간 한국산 건강팔찌이고, 시계는 순복음실업인선교회에서 만든 기념품이다. 조 목사가 정씨의 한국 공연 때 보내준 화환도 마찬가지라는 게 이 장로의 설명이다.
◇합의서 등은 왜 작성했나=정씨는 책 출간 무렵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아닌 한국에 머물고 있던 강귀희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장로들이 파리에서 정씨를 고용한 적이 있는 강씨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기 때문이다. 강씨는 책을 회수하는 조건으로 거액을 받아주겠다며 정씨로부터 위임서를 받아갔다.
정씨는 이후 한국에 들어와 장로들을 직접 만났고 장로들이 작성한 합의서와 협약서, 각서 등에 서명을 했다. 정씨는 “당시 장로들은 문제의 책으로 인해 믿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목사님의 명예에도 좋지 않다며 사업가인 자신의 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실확인서에서 밝혔다. 그러나 이들 장로는 최근 기자회견 등에서 조 목사로부터 받은 돈이라고 말을 뒤집었고, 비밀을 지키기로 한 약속도 일방적으로 파기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정씨는 주장했다.
◇향후 조치는=정씨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주도한 하상옥 김대진 김석균 장로와 이진오 목사 등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이 장로에게 이를 위임했다. 정씨는 사실확인서에서 “이들에 대해서는 본인 및 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한국 기독교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손상을 끼친 것에 대해 민사와 형사 등 모든 법적 수단을 강구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가 수사 또는 재판 과정에서 출두요청이 있을 경우 귀국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만큼 조만간 사법기관을 통해서도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