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deep] 경기회복 기대감… 수출기업株·ELS투자 해볼만
입력 2013-12-27 01:31
2014년 투자전략 이렇게…
2013년은 그야말로 ‘죽은 투자의 해’였다.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2년 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연 3%를 밑돌고 있다. 여윳돈이 있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1년 내내 지속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입을 모아 올해보다는 내년이 낫다고 말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신호탄으로 선진국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년 투자방향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 증권사 9곳의 자산관리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공격적 투자는 역시 주식=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단연 내년 주가지수다.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2420을 전망하는 의견도 있다. 양적완화 축소로 해외투자 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있지만, 선진국의 완연한 경기회복세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KTB투자증권의 김병욱 상무는 26일 “내년 한국 증시는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가치나 내년 예상되는 성장률, 기업실적까지 감안하면 내년 최고 2400선까지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김 상무는 코스피 상승의 이유로 우리 경제성장률의 확대를 들었다. 지난해와 올해 정체현상을 보였던 기업 실적이 내년에는 최소 5%, 많게는 2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 중심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상무는 “수급 측면에서 봐도 글로벌 차원의 리스크가 더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돼 외국인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매수가 우리 증시에서 매우 중요한데 이런 모습이 내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높은 수익을 원하는 공격적 투자자들에게는 주식투자가 제격이다. 특히 수출업종에 대한 투자 추천이 주를 이뤘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김현수 연구원은 “지난 2년간 익숙했던 가치주,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전략을 탈피해 경기민감주 중 저평가주와 경기와 무관하게 저성장이 기대되는 테마업종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한동욱 PB리서치팀장은 “업종별로 소재와 자본재를 포함한 산업재 업종이 유망하다”며 “올해 강세를 보인 IT업종과 자동차업종 역시 높은 상승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유럽 펀드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많다. 한국투자증권 수원PB센터 김일식 팀장은 “유럽중심 해외선진국 소비관련 해외펀드를 추천한다”고 했다. 내년 선진국 소비 증가가 분명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투자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어렵지만 매력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직접투자가 두려운 이들에게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추천하는 상품은 바로 ELS(주가연계증권)다.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곽상준 팀장은 “주식 투자는 공격적 투자자들은 가능하지만 과거보다 실효수익률이 낮아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더욱 권할 만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5년 동안 ELS 상품 등은 연 5∼9% 수준의 성공적 수익률을 보여줬다”며 “절대수익형펀드, ELS·DLS(파생결합증권) 등 파생투자, ETF 분할 매수 등의 상품에 눈을 돌려 보라”고 권유했다.
대신증권 강남선릉센터 김은아 부센터장도 주식도 은행도 싫은 투자자에게 ‘지수형ELS’가 “안정적이면서도 은행보다는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센터장은 “지수형ELS는 기초자산이 지수로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종목형보다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이라며 “지수가 지속적으로 40∼45%씩 하락하지 않는다면 원금이 보장되고 은행보다는 2∼3배 정도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특판 상품도 귀찮지만 매력적이다. NH농협증권 대구지점 장대기 부지점장은 “증권사에서 역마진을 무릅쓰고 고객 확보를 위해 특판RP(환매조건부 채권)를 내놓고 있다”며 “3개월 만기에 연 4%대가 최근 상품들의 조건이고 투자한도가 있지만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KDB대우증권 WMClass압구정센터 도중협 PB팀장도 “신규 고객 등으로 제한하는 등 일정 조건이 있지만 증권사 특판 상품은 연 4% 정도의 금리에 이자율 보장과 같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렇게=분산투자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제 아무리 눈에 띄는 종목과 상품을 발견해도 땅을 치며 후회하는 일이 잦아서다. 그렇다면 1억원가량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정승재 연구원은 “국내 주식 20%, 해외 주식 25%, 국내 채권 15%, 해외 채권 25%, 대안 투자(ELS 등) 10%, 단기 자금 5%의 비중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고 했다. 이렇게 나눠 투자할 경우 기대 수익률은 연 6.7%로 전망했다. 여유자산이 많은 만큼 다양한 종목으로 나눠 위험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여유자산이 3000만원 정도인 30대 젊은 세대에게는 “모든 자산에 다양하게 분산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