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미래를 나누는 행복한 기업] 전문화된 기부·해외서도 나눔 실천… ‘사회공헌’의 진화

입력 2013-12-27 01:47


몇 개월 전 한 중견기업 회장은 새로 영입한 대외관계 담당 임원을 불러놓고 “우리가 그동안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것 같다. 우리 제품을 업계에서 최고로 만드는 데에만 매달리느라 회사 주변과 사회의 어려움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 것 같다”고 탄식했다고 한다. 해당 기업은 당시 중소 상공인들과의 상생에 실패해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고 기업 위기로까지 치달았었다.

이렇듯 기업은 비단 이윤만 잘 남긴다고 그 존재 의의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의 명성 또한 제품이나 기술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쌓아지는 게 아니고, 해당 기업의 사회 내 공헌이 뛰어나거나 지역사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나갈 때 높은 수준의 존경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기업들 가운데에는 사회 공헌 활동이나 지역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인 회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그런 기업 중에는 일회성 보여주기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몇 년간이나 지속적으로 공헌 활동을 펼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아울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미처 돌보지 못하는 소외된 이웃을 각 기업의 특수성에 맞게 ‘맞춤형 기부활동’을 통해 보듬는 회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538개의 재능기부 봉사팀이 활동할 정도로 공헌 영역을 점점 전문화·세분화하고 있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부터 “존경받는 자랑스러운 기업을 만들자”며 사회적 책임을 그룹의 모토로 삼고 있다.

SK텔레콤과 두산그룹, 삼성물산, 동화약품은 각각 베트남과 중국,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투명우산 나눠주기’를 통한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 GS칼텍스는 심리치료 프로그램, 효성은 장애인 취업 돕기, 에쓰오일은 소방관 돕기, 농심은 교육나눔, 동서식품은 ‘커피 클래식’ 공연, 에너지관리공단은 빈곤층 난방지원, 롯데제과는 치과전문의료단 활동, 대한주택보증은 주거환경 개선사업, 삼성SDS는 IT로 인한 사회적 역기능 해소 활동을 펼치는 등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사회공헌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는 회사들도 많다. 스포츠토토는 스포츠계에 대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CJ와 KCC는 중소상공인이나 거래 관계에 있어 약자인 이들을 보듬는데 앞장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26일 “요즘은 기업들이 단순히 이익을 나누기 위해 기부활동에 나선다기보다는 기업도 이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자리잡은 만큼 사회안전망을 공동으로 책임진다는 차원에서 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