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 대주주에 1557억 추징
입력 2013-12-26 02:56
OB맥주의 대주주인 해외 사모펀드 콜버그크라비스로버츠(KKR) 등이 국세청으로부터 1500억원을 넘는 세금을 추징받았다. OB맥주는 해외 사모펀드들에 인수된 2009년 이후 약 710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대주주들은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를 세워 두고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이 적발된 것이다.
국세청은 최근 OB맥주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KKR 등이 배당 소득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은 사실을 포착해 총 1557억원을 추징했다고 25일 밝혔다. KKR 등은 OB맥주의 지분 100%를 소유한 네덜란드 법인 ‘몰트홀딩’을 통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자회사인 OB맥주로부터 7100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KKR 등은 “자회사의 배당금은 소득에서 제외한다”는 법인세법 조항을 근거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고 있었다.
몰트홀딩은 OB맥주 청원공장에 주소를 두고 있지만 사무실과 종업원은 없다. 이에 국세청은 몰트홀딩을 해외 사모펀드들이 세금을 탈루하기 위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판단, 과세를 결정했다.
OB맥주 관계자는 “대주주가 받은 배당금이 문제가 됐는데, 국내에는 대주주의 실체가 없어 과세 통지서가 우리에게 보내졌다”고 밝혔다. OB맥주는 다만 “몰트홀딩이 인수 자금을 빌리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법인인 만큼 탈세 의도는 없었다”고 전했다. KKR 등은 현재 추징금을 완납한 상태지만 조세심판원을 통해 불복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