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참전 공로 美무공훈장 받은 노병 별세
입력 2013-12-26 01:36
6·25전쟁에 참전해 공을 세운 미국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받은 로돌포 에르난데스(80)씨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미 국방부가 24일 밝혔다.
고인은 1951년 5월 강원도 원통 지역 420고지 전투에서 전력의 열세로 전우들이 모두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총이 작동하지 않을 때까지 저항해 소대가 고지를 다시 탈환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히스패닉계 이민자의 아들로 17세에 입대해 상병으로 6·25전쟁에 파병됐다. 그가 소속된 소대는 미군으로는 처음으로 이 고지 전투에 투입됐다. 박격포 포탄과 중화기 총알, 수류탄 파편이 쏟아지는 속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해 철수 명령이 떨어졌음에도 에르난데스씨는 홀로 사투를 벌였다. 그의 용기에 고무된 소대원들이 총공격을 감행해 이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적군 6명을 사살했지만 바로 옆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바람에 의식을 잃었고 30일 만에 깨어났다.
에르난데스씨는 1952년 4월 백악관에서 해리 트루먼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받았다. 이후 미국 국가보훈처에서 일하다 1980년 은퇴했다. 그는 2010년 6월 6·25전쟁 6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바 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