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신용등급 강등 기업 36개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다
입력 2013-12-26 01:35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 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불황으로 대기업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잇따른 영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해 들어 장기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 수는 36개사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30개사)보다 20%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크던 2008년(32개사)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61개사), 1999년(38개사)을 제외하면 사상 최고 수준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는 2008년 이후 계속 줄어들었지만 2011년부터 다시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에는 STX·동양그룹 등 법정관리에 돌입한 그룹 계열사 외에도 현대·한진·동부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BB+이하의 투자 부적격등급(투기등급)을 판정받은 기업도 13곳을 기록,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과 조선, 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의 신용등급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종은 2008년 이후부터 불황을 타며 5년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건설업종 가운데에서는 상장폐지설이 나오는 쌍용건설을 포함해 경남기업과 동부건설, 신세계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민간 주택사업의 위축, 공공 공사 물량 축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 추세가 지속되는 만큼 신용등급이 하락할 건설사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높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