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남수단] 부대원들 영외활동 중단 경계 강화… 만일의 사태 ‘촉각’

입력 2013-12-26 03:21


남수단 종글레이주(州) 주도 보르 인근에서 한때 교착상태에 빠졌던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재개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한빛부대가 한때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반군이 장악하고 있던 보르 공항에 대한 정부군의 탈환 작전은 24일(현지시간) 오후 5시쯤 시작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보르 남쪽 4㎞에서 박격포와 장갑차가 오가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한빛부대 주둔지에서 남쪽으로 불과 4㎞ 떨어진 지역에서 30분 정도 교전이 있었다고 한다.

한빛부대는 남쪽에서 총성과 박격포 소리가 나자 전원을 대피소로 대피시켰다. 잠시 뒤 한빛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유엔기지 인근 도로를 따라 퇴각하는 반군들의 총소리와 박격포 소리가 기지를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정부군이 발사한 박격포탄 2발이 보르 외곽에 있는 유엔기지 내에 떨어졌다.

한빛부대는 영내에서 300m 떨어진 네팔군 주둔지가 공격받자 바짝 긴장했다. 우리군 기지에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부대장은 추가 공격에 대비하면서 시시각각 유엔 남수단임무단(UNMISS) 선임연락장교인 호주군 대령으로부터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상황을 전달받았고 화상통화를 통해 합참에 보고했다. 합참은 장병들의 안전에 최우선권을 두라고 당부했다.

한빛부대는 교전과정에서도 특별한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25일 오전까지도 기지 북쪽에서 총소리와 박격포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기지에서 3㎞ 떨어진 지점에 또 한 발의 박격포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오후 들어서야 총소리가 잦아들었다. 반군이 기지 북쪽 5∼7㎞까지 퇴각한 것이 확인되자 부대장은 경계인원을 제외한 전원을 생활관으로 복귀시켰다. 부대원들은 영외활동을 중단했고 경계태세는 한층 강화됐다. 군 관계자는 “한빛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종글레이주 남쪽은 일단 정부군이 관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반군이 이 지역을 장악했을 때도 유엔군에 대한 공격은 없었다”며 “한빛부대에 대한 위해활동도 없을 것으로 보이나 만일의 사태에 상시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수단에는 우리 국민 24명도 체류하고 있다. 대부분 기독교 선교사들이다. 고(故) 이태석 신부가 활동했던 톤즈도 남수단에 속해 있다. 외교부는 지난 19일 남수단에 대해 특별여행경보(철수권고)를 발령했다. 이어 현재 남수단에 잔류 중인 우리 국민 24명 전원에 대해 안전지역으로 이동할 것을 권유한 상태다. 아직까지 교민들의 피해는 없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