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청와대 인맥 낙하산?… 공정위 부위원장 하마평 술렁

입력 2013-12-26 01:28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재찬 부위원장(차관급) 후임 인사를 놓고 술렁이고 있다. 청와대가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외부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내부 전문가를 중용해 온 관례가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위 내부 후보군들이 모두 호남 출신이어서 ‘호남 홀대론’도 대두되고 있다.

2011년 1월 3일 김동수 전 위원장과 함께 취임한 정 부위원장은 일주일 뒤면 3년 임기를 마치게 된다. 현재 서석희(군법무관 5회)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와 김학현(행시25회) 공정경쟁연합회장이 외부인사로, 한철수(행시25회) 사무처장과 안영호 상임위원(행시 24회) 등이 내부인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부산·경남(PK) 출신인 서 변호사는 경남고-서울대 법대를 나왔고 김 회장은 서울 출신에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공정위 안팎에서는 공교롭게도 이들이 지연과 학연에서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비서실장과 연결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현재 비상근직인 공정위 비상임위원직을 맡고 있지만 소속은 대형 로펌이다. 공정위 상임위원을 역임한 김 회장도 기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공정경쟁연합회에 몸담고 있다.

한 처장과 안 상임위원은 위원장과 부위원장 간 지역안배 차원에서 핸디캡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노대래 위원장이 충남 서천 출신임을 감안해 대구·경북(TK)이나 PK 출신 부위원장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노 위원장 취임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보였던 부위원장 인선이 계속 늦춰지면서 노 위원장이 내년 6월 충남도지사 선거에 나가기 위해 용퇴하고 TK 출신인 정 부위원장이 위원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돌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25일 “공정위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위원장 인선이 지역 색과 청와대 비서실장 친분에 따라 거론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