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도 신음 계속된 지구촌
입력 2013-12-26 03:28
크리스마스에도 아프리카·중동의 분쟁 국가들은 유혈사태로 신음했다. 이라크와 이집트에서 폭탄 테러가 잇따랐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에 포격을 가했다.
성탄절을 맞은 25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기독교인을 노린 폭탄 테러로 최소 37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현지 경찰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바그다드 남부의 교회 인근에서 차량 폭탄이 터져 26명이 죽고 38명이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독교인 거주지 인근의 시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11명이 죽고 21명이 다쳤다. 기독교인 밀집 지역에서 일어난 테러라는 점에서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전날에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마가지 난민캠프 인근에 포탄을 퍼부었다. 몇 시간 전 이슬람 무장조직 하마스의 저격수가 이스라엘 민간인을 쏴 숨지게 한 데 대한 보복이었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3세 여아가 숨지고 아이의 어머니와 두 남자 형제는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훈련기지에도 전투기를 투입해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새벽 이집트 북부 만수라에선 경찰 청사를 겨냥한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최소 14명이 숨지고 130명 이상 다쳤다. 20㎞ 떨어진 곳까지 충격이 전해질 정도로 폭발력이 컸다고 현지 일간 알아흐람 등이 전했다.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 반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는 인터넷에 올린 성명에서 이번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이 공습한 반군세력 거점 알레포에서는 15명이 숨졌다. 영국 인권단체들은 정부군과 반군 간 대립으로 최근 열흘간 어린이 100여명 등 36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즉위 후 처음 맞은 성탄절 행사에서 시리아 이라크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분쟁 국가를 일일이 언급하며 기도했다.
그는 25일 신자 수만명이 운집한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최근 시리아에서는 너무 많은 생명이 산산이 부서지며 증오와 복수를 부추기고 있다”며 “사랑하는 시리아인들이 더는 고통을 당하지 않고 모든 폭력이 중단되도록 주님께 기도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시리아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보장되길 바란다면서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남수단에는 사회적 조화를 촉구했다. 또 중앙아프리카 소년병들이 구출되고 나라가 평화를 얻도록 신의 가호를 구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회담도 성과를 거두기를 기원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