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청년 엘리야스의 못다핀 꿈 고향 마을에 IT센터로 피어난다

입력 2013-12-26 01:30 수정 2013-12-26 09:52


지난 해 8월 7일 경남 통영 두미도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다 탈진해 사망한 칸고고 엘리야스 체롭(사진)씨의 못다핀 꿈이 그의 조국에서 결실을 맺게 됐다. 인천 성민교회와 수원 하나되는교회, 온사랑교회, 온누리선교회, 월드베스트프랜드, 국가조찬기도회, 한·아프리카 친선협의회 등이 힘을 모아 케냐 바링고에 건립 중인 정보기술(IT)센터가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달 3일 열리는 준공식에는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IT센터가 완공되면 이 지역 400개 학교 중 10개의 시범학교를 선정해 1차로 3000명의 학생에게 정보화교육을 제공한다.

또 케냐 공무원 200명에게 IT 연수를 할 계획이다. 강의동 1개와 숙소 1개로 구성된 IT센터는 이 지역 자치단체가 제공한 8에이커(약 3만 9600㎡)의 땅에 지어졌다.

주관단체인 월드베스트프렌드는 500대의 컴퓨터를 마련하고 바링고 지역의 빈곤 퇴치를 위해 IT 전문 강사를 파견, 이 지역 청년들을 전문가로 양성해 취업까지 도와줄 계획이다.

IT센터 건립의 동력이 된 엘리야스씨는 1988년 케냐에서 태어났다. 2007년 한국에 유학, 강남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입학했다. 유학생활 중 한국의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탄광촌 어린이와 여성 등 소외 계층에게 영어와 컴퓨터를 가르치는 등 봉사 활동을 활발히 했다. LG전자 해외사업부에 취업한 뒤에도 청소년과 다문화 여성들을 돕는 일에 꾸준히 참여했다.

엘리야스씨의 고향인 바링고는 케냐 북서부의 산악 지역이다. 5인 가족의 한달 소득이 평균 4만원 정도로, 하루 1끼를 먹는 것이 일상이 된 곳이다. 지역 주민 대부분 일자리가 없어 도시로 떠나거나 작은 밭을 가꾸어 살고 있다. 외부의 도움 없이는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남대와 월드베스트프랜드, 비비테크는 이 곳에 커피농장을 일궈 소득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미 4000그루의 커피나무를 심어 농장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았다.

월드베스트프랜드 대표 차보용 목사는 “엘리야스의 못다 이룬 꿈의 성취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IT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엘리야스 같은 인재 100명 육성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국을 방문한 바링고 도지사 벤자민 체보씨는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우리 주민들을 돕기 위해 적극 나서 줘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교회의 도움과 ‘제 고향 마을을 작은 한국으로 만들고 싶다’던 엘리야스씨의 정신을 케냐인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