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용품 업체 “가자! 만리장성으로”

입력 2013-12-26 01:37


저출산으로 국내 영유아 시장이 작아지면서 우리 유제품과 유아용품 업체들이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부모 중 한쪽(單)이라도 독자(獨)이면 두 자녀 출산을 허용하는 ‘단두얼타이(單獨二胎)’ 정책을 공식 선언하자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5일 “중국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영유아 관련 업계의 중국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영유아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 위안(173조19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 2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이 대중(對中) 공략을 위해 내세운 전략은 ‘프리미엄’이다. 멜라민 분유 파동 등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중국 사람들이 자국 제품을 신뢰하지 않는 데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분유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분유 시장은 15조원 규모였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는 다국적 분유회사인 미드존슨으로 13%에 달한다. 나머지는 다국적 기업과 중국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나눠 가졌다. 한국산 분유는 물량이 미미해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매일유업은 모유와 유사하게 제품을 설계해 소화 흡수율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도 지난 19일 분유 수출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매일유업을 ‘차세대 세계 일류상품 생산기업’으로 선정했다. 실제 매일유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1600만 달러(168억3200만원)어치의 분유를 중국에 수출했다. 지난해 수출 실적 1200만 달러를 뛰어넘은 액수다. 매일유업은 연말까지 2800만 달러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두유 시장에서 1위를 달리는 정식품도 최근 베지밀의 중국 수출을 위한 검역 절차를 완료했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중국에 ‘유아용 베지밀’ 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식품은 ‘베지밀 인펀트’ ‘베지밀 토들러’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유아식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국의 두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50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출산·유아용품 전문 기업들도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지난 16일 중국 상하이에서 ‘아가방무역유한공사’를 세웠다. 이 법인을 통해 중국 내 유통망을 확대하고 브랜드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첫 제품으로 프리미엄 유아복 ‘에뜨와’를 선보인다. 내년 1월 상하이 신세계백화점에 첫 직영점을 열고 이후 항저우 다샤 백화점, 난징 진잉 백화점 등에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2016년까지 ‘에뜨와’ 단일 브랜드로 연 25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브랜드인 ‘아가방’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새롭게 단장할 생각도 갖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