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가요계는 한층 다양해진 대중에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최근 수년간 아이돌이 독식했던 가요계가 중견가수들의 앨범 출시로 활기를 띠었고 댄스,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가 두루 인기를 끌었다. 내부에선 표절시비와 ‘디스전’이 잇따라 불거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스펙트럼 넓어진 가요계=지난 4월 가왕(歌王) 조용필(63)이 19집 앨범 ‘헬로우(Hello)’를 발매하며 가요계로 돌아왔다. 조용필은 5월 말 전국투어 콘서트를 시작으로, 록 페스티벌 무대, 도쿄 콘서트 등을 이어가며 ‘조용필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왕의 귀환을 시작으로 가요계엔 중견 가수들의 활동이 여느 때보다 활발했다. 신승훈(45)과 이승철(47)이 각각 미니앨범 ‘그레이트 웨이브(Great Wave)’와 11집 ‘마이 러브(My Love)’를 발매해 큰 사랑을 받았다. 임창정(40)과 이적(39)은 3년 만에 가요계로 돌아와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렸다.
또 지난 6일 27년 만에 발매된 들국화(멤버 전인권, 주찬권, 최성원)의 앨범 ‘들국화’는 드러머 주찬권이 지난 10월 세상을 떠나기 전 작업한 작품이자 들국화의 마지막 앨범으로 가요계에 깊은 울림을 줬다. 최백호(63), 나미(본명 김명옥·56)도 새로운 변신을 꾀하며 활동을 재개했다.
10대를 중심으로 엑소(EXO·멤버 카이, 루한, 타오, 첸, 세훈, 레이, 시우민, 백현, 디오, 수호, 크리스, 찬열) 열풍이 불었다. 엑소가 올 한 해 발매한 앨범의 판매량은 120만장을 넘어선다. 25일 공인차트인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 6월 발매한 엑소의 정규 1집 ‘엑소엑소(XOXO)’와 8월 출시된 리패키지 앨범이 지난 14일 기준 99만5856장의 판매고를 기록, 연내 판매 100만장 달성을 눈앞에 뒀다. 밀리언셀러 음반의 등장은 2001년 김건모 7집, 그룹 지오디(god) 4집 이후 12년 만에 있는 일이어서 의미가 크다. 지난 9일 발매된 엑소의 크리스마스 앨범 ‘12월의 기적’은 한·중국어판을 합쳐 현재까지 34만8718장이 팔렸다.
한편 걸그룹 크레용팝(멤버 엘린, 소율, 금미, 초아, 웨이)은 지난 6월 발매한 앨범 ‘빠빠빠’를 통해 데뷔 이래 처음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신인상을 받았다.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논란’에도 불구하고 헬멧과 운동복이라는 특이한 패션에 ‘직렬 5기통 춤’이라 불린 점프 춤으로 수많은 패러디 물을 남기며 눈길을 끌었다.
◇표절 시비·디스전 잇따라=유독 표절시비가 끝이지 않는 한 해였다. 지난 4월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0)이 발매한 곡 ‘봄봄봄’이 인디뮤지션 어쿠스틱 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또 아이유(본명 이지은·20)가 지난 10월 발표한 곡 ‘분홍신’은 독일 뮤지션 넥타의 ‘히어스 어스(Here’s Us)’와 비슷하다며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프라이머리(본명 최동훈·30)는 지난 11월 MBC 예능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 편에서 박명수와 함께 ‘아이 갓 씨(I Got C)’를 내놨다가 네덜란드 가수 카로 에메랄드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흡사하다는 논란을 겪고 음원 판매를 중지했다.
한편 미국 래퍼 켄드릭 라마(25)가 빅션의 ‘컨트롤(Control)’이란 곡에서 유명 래퍼 에미넴, 드레이크 등을 비판한 일명 ‘디스(Diss)전’이 한국 힙합계도 들썩였다. 지난 8월 그룹 슈프림팀(Supreme Team) 출신 이센스(본명 강민호·26)가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본명 김윤성·32)를 비판하는 랩을 공개하며 촉발된 ‘디스전’은 사이먼 디(본명 정기석·29), 스윙스(본명 문지훈·27)등이 가세하며 사생활 폭로전으로 번졌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조용필 뜨거운 귀환… 엑소는 앨범 100만장 돌풍
입력 2013-12-26 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