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뮤직’ 첫 뮤지컬 도전 CCM 가수 소향 “두렵지만 기도로 응답 구했죠”
입력 2013-12-26 01:27
‘딱이다’ 싶었다. CCM 가수 소향(35)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 역을 맡는 것 말이다.
“그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해도 아무 무대나 설 수 없었어요. 내가 흔들리면 다른 사람도 흔들릴 수 있거든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방으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듯이 저 또한 그랬죠. 그러나 마리아와 같이 순결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될 것으로 확신했죠.”
소향은 지난해 MBC TV ‘나는 가수다’에 출연, 빼어난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꽃밭에서’ ‘살다가’ ‘그대는 어디에’ 등으로 단박에 ‘나가수 소향’이란 키워드로 정리됐다. 한데 소향은 ‘나가수’ 이전까지 기독교계 문화 아이콘으로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세상과 구분되어 있었다.
“일반 가수로 활동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는 제의가 숱했죠. 한데 저에겐 신앙 훈련이 필요했어요. 그게 15년여쯤 됐죠. 한때는 대중 앞에 나가면 안 되는 줄로 알기도 했고요. 저는 늘 기도를 통해 응답을 구합니다. ‘나가수’ 때도 그랬고, 이번 첫 뮤지컬 출연도 그래요. 하나님께선 감추고 계시다가 얘기해 주세요.”
그녀는 요즘 동료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회식도’ 참석한다. ‘반듯한 마리아’가 술자리에 앉은 셈이다.
“‘목사며느리’인 제게 술 권하진 않죠. 근데 참 신기했어요. 그런 자리를 통해 서로가 속 얘기를 털어놓고 위로하고 하더라고요. 우리나라 문화가 페르소나(persona)의 삶이라 그런가 봐요. 민낯인 내게 마음을 털어놓고 맞아주는 동료들이 고마웠죠.”
그의 민낯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가정교사 마리아 역을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순수한 마음과 밝은 노래로 늘 주위 사람의 영혼을 맑게 한다. ‘도레미송’ 등 마리아의 노래가 알프스의 맑은 물이 되어 관객을 적신다.
“3개월 전 대본 연습 시작할 때는 연기가 태산처럼 느껴졌죠. 원장수녀 역의 양희경 선배 등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소향은 배우와 스태프 간에 정확한 사람으로 소문 나 있다. 어떤 경우도 약속 시간을 어기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연습 때도 기다릴망정 먼저 도착했다. “뮤지컬 첫 무대지만 연습 때부터 무대 위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다”고 말했다.
그녀에겐 숱한 작품 ‘러브 콜’이 들어온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능력과 크리스천의 성실함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기도로 답을 구한다”고 말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우리 모두의 고전이잖아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 작품이라면 무조건 손들겠다고 했는데 딱 그리 된 거 있죠.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작품이죠.”
이 뮤지컬은 다음달 4일∼2월 5일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있다. 지난 6일 대구에서 막이 올라 부산공연을 거쳤다. 문의 극단 현대극장(02-762-6194).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